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2관왕에 올라 K팝 새 역사를 썼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과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이날 팬들의 이목이 쏠린 부문은 본상 중 하나인 '톱 듀오/그룹' 부문이었다. 방탄소년단이 수상자로 호명되자 객석에서는 엄청난 환호가 터져 나왔다.
함성 속에 트로피를 받은 방탄소년단 RM은 "아미(팬클럽)와 '빌보드 어워즈 뮤직'에 감사하다"며 "대단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이 무대에 서 있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함께 공유한 '작은 것들' 때문이다.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힘, 맞죠"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린 여전히 6년 전 그 소년들"이라며 "같은 꿈을 꾸며 같은 것을 두려워하며 같은 생각을 한다. 계속해서 함께 최고의 꿈을 꾸자. 감사하다.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주요 부문인 '톱 듀오/그룹' 상을 한국 가수가 받기는 처음이다. 이 부문에서 방탄소년단은 이매진 드래곤스, 마룬 파이브, 패닉 앳 더 디스코, 댄&셰이 등 세계적인 그룹과 경쟁했다.
지금껏 이 부문은 2015·2016년 원디렉션, 2017년 트웬티 원 파일럿츠, 지난해 이매진 드래곤스 등 세계적인 팀들이 수상했다는 점에서 한국어로 노래하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음악 시장 핵심에 접근했음을 확인시켜줬다.
강명석 대중음악평론가는 시상식을 중계하면서 "본상을 받은 것 자체가 대단하다"며 "방탄소년단은 아시아 팀으로 미국에 '강제'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프로모션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류로 들어가고자 방식을 차용한다거나 애쓰지 않고 자기들 방식으로 상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전 세계 음악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BTS: 더 리뷰' 저자인 김영대 음악평론가도 SNS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이 K팝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로 뻗어 나간 이래 미국 팝의 주류 시장 중심부에서 그 성과를 공인받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한국 그룹이 한국어로 된 음악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새로운 전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는 방탄소년단이 2017년부터 3년 연속 수상했다. 올해는 국내 그룹인 엑소, 갓세븐과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루이 톰린슨과 후보로 경쟁했지만, 방탄소년단이 막강한 영향력을 보이는 부문이어서 수상이 점쳐졌다.
방탄소년단 외에도 이 시상식에서 수상한 한국 가수로는 2013년 '강남스타일'로 '톱 스트리밍 송'의 비디오 부문상을 받은 싸이가 있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월드 클래스' 영향력은 시상식 곳곳에서 감지됐다.
방탄소년단이 할시와 함께 꾸민 퍼포먼스는 시상식의 15개 공연 중 14번째에 배치됐다. 마돈나와 머라이어 캐리, 켈리 클라크슨 등 팝스타들의 순서 뒤이자 피날레인 폴라 압둘 앞 무대였다.
켈리 클라크슨은 "이 슈퍼 그룹은 오늘 벌써 2회 수상했다"며 "이들은 모든 스트리밍 기록을 격파하고 있다. 최근 히트곡 컬래버레이션을 했는데 오늘 라이브로 월드 프리미어 무대를 선사한다. BTS와 할시"라고 소개했다. 그는 함성에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멤버들은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에 피처링한 할시와 함께 '포인트 안무'를 선보이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할시는 검정과 흰색으로 의상을 바꿔가며 마치 한 팀처럼 춤을 췄다.
이들 무대에 기립한 객석 팬들은 엄청난 환호를 쏟아냈다. 눈물을 글썽이거나 입을 손으로 가리고는 폴짝폴짝 뛰는 팬들도 있었다. 한글로 '김태형'이란 손팻말을 흔드는 팬도 화면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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