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할리우드 양대 시상식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기생충’은 현지 시간으로 1월5일, 한국 시간으로 1월6일 오전 미국 LA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페인 앤 글로리’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외국어영화상을 품에 안았다. 한국영화가 글로벌 영화시장 메카인 할리우드 주요 시상식에서 메인 수상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부문은 앞서 열렸던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의 ‘리턴 매치’ 성격이 짙었다. 5개 후보가운데 ‘더 페어웰’을 제외한 4편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라 경합을 벌인 바 있으며,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기생충’을 위시로 ‘페인 앤 글로리’는 남우주연상,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각본상, ‘레미제라블’의 경우 심사위원상을 가져갔다.
특히 ‘페인 앤 글로리’는 ‘기생충’의 수상을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작이었다. ‘페인 앤 글로리’를 연출한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해외 유력 영화제의 단골 감독으로, 골든글로브에서도 이미 2000년과 2003년 2차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시아권 영화로 범위를 넓혀서도 ‘기생충’의 외국어영화상 수상은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21세기들어 아시아권 영화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차지하기는 2001년 ‘와호장룡’, 2007년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2012년 이란 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이후 이번이 4번째며, 합작이 아닌 순수 자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로선 이란 이후 두번째다.
이날 시상식에는 ‘기생충’의 연출 및 각본을 맡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조여정, 이정은 등 주요 출연진과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이앤에이 대표, 각본을 공동 집필한 한정원 등이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은 "1인치밖에 안되는 자막이란 장벽을 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수상 소감을 전하며 아울러 '기생충'에 외국어영화상을 안긴 HFPA 측에 고마움을 전했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아카데미상과 더불어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며, 2월 열리는 오스카 수상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전초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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