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으로부터 입국을 금지한 국가들이 늘면서 한국 영화 해외 촬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24일 영화계에 따르면 황정민·현빈 주연 영화 '교섭'(임순례 감독)은 주요 촬영지가 요르단으로, 해외 로케이션을 앞뒀다.
영화계 관계자는 "선발대 일부가 요르단에 들어갔으며, 다음 달 본팀이 입국해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입국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요르단과 이스라엘, 바레인 등 6개국이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현빈 소속사 측은 "아직 배우 출국 스케줄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배급사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관계자는 "최대한 영화 제작에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
'교섭'은 중동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로, 한국인 인질들을 구하고자 낯선 땅에서 고군분투하는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 이야기를 그린다.
하정우·주지훈 주연 '피랍'도 다음 달 모로코 촬영을 앞두고 있다.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외교관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스태프 일부가 현재 모로코에 나가 있으며, 배우들은 다음 달 중순 이후 합류할 예정이다.
모로코가 한국으로부터 입국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제작진은 만일의 사태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배급사 쇼박스 측은 "'피랍'은 3월 말 크랭크인에 들어간다"면서 "아직 시간이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송중기 주연 '보고타'(김성제 감독)는 현재 콜롬비아에서 촬영 중이며, 김윤석·조인성 주연 '모가디슈'는 최근 모로코에서 촬영을 마쳤다.
영화계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신작 개봉을 연기하거나 관련 행사들도 속속 취소하고 있다.
오는 26일 개봉 예정이던 '사냥의 시간'과 다음 달 5일 개봉 예정이던 '결백', 다큐멘터리 '밥정'도 개봉을 연기하고 시사회와 극장 무대인사 등 관련 이벤트를 모두 취소했다.
역시 오는 26일부터 흑백판으로 상영될 예정이었던 '기생충'도 상영이 잠정 연기됐다.
3월 개봉이 예고됐던 박신혜·전종서 주연 스릴러 '콜'도 개봉을 잠정 미뤘고,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온워드:단 하루의 기적'도 3월에서 4월로 옮겼다. 영화 기자협회도 27일 예정된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을 잠정 연기했다.
공포영화 '인비저블맨'과 '더 보이: 돌아온 브람스'는 이번 주 예정이었던 언론시사회를 취소했다. 다만 개봉은 예정대로 한다. '비밀정보원: 인 더 프리즌'은 오프라인 언론배급시사회를 온라인 시사회로 변경했다.
국내 영화 촬영 현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제작사 측은 "발열 체크기를 비치해놓고, 스태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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