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혼자 작업실에 나와서 작업하면서 (곡들을) 울면서 썼어요. 약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인정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계속 있어요. 그러나 어쨌든 7년을 돌아보면 이 사람들이랑 여기에서 이런 음악을 하고 이런 춤을 출 수 있다는 것만한 행운이 있을까 싶어요."(RM)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후 7년간 방황하던 때도 있었지만 내면의 '무게중심'을 찾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은 글로벌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이 어느 앨범보다 개인적 아픔과 시련을 솔직하게 고백한 앨범이다. 멤버들도 이날 저마다 내면의 고통을 극복하고 성숙해진 이야기를 들려줬다.
슈가는 "저희가 데뷔를 하고 7년이란 시간을 보내면서 가끔은 굉장히 중심을 못 잡고 방황하던 때도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내면의 그림자와 두려운 마음이 커졌는데, 이제는 무게중심을 어느 정도 잘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뷔는 "축제 같은 공연을 하고 주인공이 되고 나서, 공연이 끝나고 차에 타는 순간 공허함이 컸다"고 털어놓으며 "지금은 이겨냈다"고 힘줘 말했다.
진은 "세상에 보여지는 우리의 모습을 (직전 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에서 얘기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다"며 "지금의 저희가 있기까지 수없이 거쳐온 길들, 현재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풀어냈다"고 했다.
RM은 '페르소나' 이후 순차적으로 다룰 주제로 예상됐던 내면의 그림자(섀도·shadow)와 자아(에고·ego)를 한 앨범에서 다룬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작년 8∼9월에 장기휴가를 떠나게 되면서 조금 컴백이 미뤄졌다. 10개월 만에 컴백하게 되면서 더 양질의 많은 얘기를 하고자 했고 (두 개념을) 합쳐서 내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왔다"며 "저희의 영혼과 힘과 노력을 털어 넣어 완성된 앨범"이라고 강조했다.
직전 앨범 세 장을 줄줄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에 올려놓은 이들이기에 앨범을 낼 때마다 기록에 대한 기대감이 쏠린다.
슈가는 "압박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목표보다는 목적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기록으로 인한 성과보다는 성취가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국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팝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에서 공연한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도 밝혔다.
슈가는 "지난해 시상하면서 무대에 올라 다시 와서 공연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1년 만에 공연하게 되어 꿈 같다"며 "한 스텝, 한 스텝 그래미에서도 밟아볼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어서 놀랍고, 즐겁고, 내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 4개 부문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이 'BTS가 누리는 파워와 힘은 저의 3천배가 넘는다'고 한 데 대해 "봉 감독님의 팬이어서 영화를 다 봤다. 너무 과찬"이라며 "그 정도 영향력을 가졌는지 아직 잘 모르겠고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RM은 비영어권인 방탄소년단 음악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그 시대의 시대성을 가장 잘 나타낸 아티스트들이 가장 많이 사랑받는 것 같다"는 대답을 내놨다.
그는 "저희는 저희의 개인적 얘기를 해냈고, 그런 이야기들이 아이러니하게 범세계성을 띨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라며 "세계의 많은 저희 세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을 퍼포먼스나 음악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신선하고 매력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세계 현대미술 작가들과 함께한 '커넥트, BTS' 프로젝트 취지에 대해서도 "형태가 다를 뿐 음악과 현대미술은 동등한 얘기를 한다. 연결, 소통이라는 가치를 전달하는 언어"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이 바라보는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맏형 진은 입대 관련 질문에 "정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병역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고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멤버들 7명과 팬클럽 '아미'의 동행을 시종 강조했다.
정국은 "저희가 지금까지 겪었던 값진 순간이나 지금 이 위치까지 올라온 것은 다 아미 여러분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시작되는 월드투어에서 "열심히 녹음하고 작업한 곡을 아미 여러분께 빨리 라이브로 들려주고 싶다"며 "아무 탈 없이 콘서트 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민은 앞으로 7년을 어떻게 채워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앞으로도 우리 7명을 빼고 얘기하면 설명이 안 된다"고 답했고, 제이홉은 "7년을 함께하다 보니 방탄소년만의 스타일이 생긴 거 같다"고 했다.
제이홉은 7년간 힘들었던 순간과 빛나는 순간에 대해 "7명이 함께 생활하며 다툼을 해결하는 과정이 좋기도 했지만 너무 고통스럽기도 했다"며 "의견이 함께일 때가 좋고, 같이 무대에 서고 음악을 하는 게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슈가는 "(빛나는 순간은) 어제도 아니고 일년 전도 아니고 지금"이라고 했다.
당초 방탄소년단은 이날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유튜브 생중계로 대체했다. 현장 질의응답 대신 취재진에게 미리 질문을 받고 멤버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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