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야구소녀'는 남자뿐인 고등학교 야구단에 진학해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주수인의 이야기다.
수인은 '20년 만에 탄생한 여자 고교 선수', '천재 야구소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수인의 꿈은 한심하고도 철없는 고집으로 치부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리틀 야구단부터 함께 해 온 친구 정호(곽동연 분)가 프로 진출을 확정 짓고, 선생님과 부모님 등 주변 어른들은 수인이 프로 선수의 꿈을 포기하고 현실적인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비웃거나, 종용하고, 압박한다.
다른 선수들과 라커룸을 쓰지 못하고 혼자 사물함이자 안식처로 쓰는 여자 화장실 한 칸처럼, 수인이 처한 현실은 뻔하고, 남루하고, 답답하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아빠(송영규 분) 대신 억척스럽게 살림을 꾸리는 엄마(염혜란 분)는 "안 되는 거면 빨리 포기해. 그거 부끄러운 거 아니야"라고 말한다.
수인이보다 작고 실력도 뒤처졌지만 수인에게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 프로 선수가 된 정호는 진심으로 수인이를 응원하며 돕고, 프로 선수였던 적도, 지도자 경력도 없이 선배 감독의 선의로 고등학교 야구부 코치로 온 최진태(이준혁 분)는 수인의 강점을 발견해 내고 키워준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인 최윤태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여 호평받았다.
영화에서 수인보다 20년 먼저, 한국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고등학교 야구부에 입학한 선수는 실존 인물인 안향미 선수다.
안 선수는 KBO가 주최하는 공식 경기에 선발 등판한 최초의 여자 야구선수다.
영화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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