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골프협회(USGA)가 올해 박세리(43)의 '밥 존스 상' 수상을 기념해 특별 영상과 페이지를 제작해 지난 17일(미국시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USGA는 홈페이지에서 "박세리는 20년간(1996∼2016년) 프로골프 선수로 활동하면서 골프의 격을 높였고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모든 세대에 영감을 줬다"며 박세리의 밥 존스 상 수상을 축하했다.
밥 존스 상은 미국 골프의 구성(球聖)이라는 칭송받는 보비 존스의 이름을 따 1955년 제정된 상으로, 골프에 대한 열정과 업적이 뛰어난 골프인에게 해마다 수여한다.
시상식은 올해 US오픈 기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US오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현지시간 6월 18∼21일에서 9월 17∼20일로 미뤄지면서 계획이 변경됐다.
USGA는 시상식 일정을 추후 공지하기로 하고, 홈페이지에 박세리 기념 페이지를 선보였다.
이 페이지에 게시된 영상에는 박세리의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 장면과 동료 선수들의 코멘트가 담겨 있다.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는 연장 승부 중 연못에 빠진 공을 살려고 양말까지 벗고 물속에 들어가 샷을 했고, 공을 꺼내는 데 성공해 결국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유명한 '맨발의 투혼' 장면이다.
영상 속에서 박세리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사람들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세리 키즈' 박인비와 유소연, 최나연도 "박세리는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에게 영감을 줬다", "우리에게 길을 만들어줬다", "용기를 얻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재미교포 LPGA 투어 선수인 대니엘 강과 미셸 위도 박세리를 보고 골프선수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미셸 위는 "비주류인 한국인이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그래,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저런 거야'라고 생각했다"며 "그녀는 우리 모두에게 길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커미셔너는 "밥 존스가 살아있다면, '밥 존스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을 것"이라며 박세리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USGA는 영상 외에도 박세리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기사와 사진 등 기록물을 기념 페이지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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