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박준형이 어려웠던 어린시절을 돌아보며 '인생 1호 짝꿍'과 20년 만에 재회했다.
23일 방송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개그맨 박준형이 의뢰인으로 등장해 청춘시절 짝꿍 김영덕씨와 20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박준형은 오프닝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로 MC김원희와 현주엽을 초대했다. 현재 90평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박준형은 큰 집에 사는 이유에 대해 "평생 내 방을 가져본 적이 없다. 다섯 식구가 방 2개짜리 집에서 살았다. 그래서 내 방에 집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준형은 데뷔 전 리어카에서 테이프를 함께 팔던 형을 찾아 나섰다. 박준형은 "아버지가 당뇨 때문에 일을 하시지 못하게 됐다. 아들된 도리로 개그맨이 되기 전에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특히 20대에 리어카에서 테이프를 팔았다. 일명 '길보드 차트'였다"며 "당시 함께 장사를 했던 김영덕 형을 찾고 싶다. 군대에서 처음 만났는데 배우 장동건씨랑 똑같이 생겼다. 정말 잘생겼다. 형은 얼굴 담당이고 저는 오디오 담당이었다. 힘든 일을 도맡아 하며 형이 저한테 많은 배려를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준형은 "형과 연락이 끊긴 지 20년도 더 됐다. 개그맨이 되면서 형과 연락이 뚝 끊겼다"고 말해 만남이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박준형은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하던 시절 '갈갈이', '마빡이', '우비삼남매' 등 인기 코너를 줄줄이 탄생시켰던 바. 전성기 시절에 비해 들어간 박준형의 앞니를 본 김원희는 교정 의혹을 제기했지만, 박준형은 "집이랑 이런 것, 다 이로 갈아서 산 것"이라고 정색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박준형은 현주엽의 안내로 과거 자신이 살았던 연립주택의 지하 창고방과 비슷한 장소를 찾았다. 여름이면 물이 들이치고, 겨울에는 한기가 엄습했지만 자기 방을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던 박준형은 그래도 자신만의 아늑한 공간이 생겨서 마냥 좋았다고 했다. 박준형은 비록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택시 운전을 하고 돌아오던 아버지가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를 꼭 사오는 등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그러나 아버지가 투병을 시작하며 집안 형편이 나빠졌고, 박준형도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집에 생활비를 보탰다. 대학 시절에는 오전에는 학교를 다니고 오후 6시부터는 테이프를 팔러 나간 뒤 다시 주유소 야간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바쁜 삶을 살았다는 설명.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 대선배 송은이를 만나기도 했다고.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박준형에게 손님으로 왔던 송은이는 그의 얼굴을 보고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박준형은 아버지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채 데뷔 이후에도 하루하루를 전쟁터에 나가듯 치열하게 살았지만, 개그맨으로 빛을 보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준형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 같은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듣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펑펑 쏟았던 일화도 밝혔다.
이어 박준형은 제작진이 미리 준비해둔 길거리 테이프 리어카를 발견한 뒤 그슌의 추억으로 빠져들었다. 박준형은 친한 형과 함께 사당역에서 테이프를 팔다가 단속반과 밀당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카세트 테이프를 손에 들고 길거리 영업을 하던 모습을 재연했다.
박준형은 테이프 노점상을 함께 했던 인생 1호 짝꿍을 만나기 위해 영등포로 향했다. 그곳에서 함께 리어카 테이프를 팔았던 것. 애타게 '형'을 외치는 박준형의 앞에 김영덕씨가 20년 만에 나타났다. 두 사람은 반가움의 포옹을 하며 재회했고, 이후 식사를 하며 "20대를 함께 보내고 50대의 문턱에서 재회한 거다. 앞으로 더 자주 보고 소식 전하고 지내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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