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아름다운' 속 무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이색 캐릭터들이 주목받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 제작 스튜디오 피닉스·SLL)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지난 4일(일) 방송된 6회가 6.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죽음 이후 천국에서 다시 펼쳐진 이해숙(김혜자 분)의 두 번째 인생은 다이내믹 그 자체였다. 젊어진 남편 고낙준(손석구 분)과의 재회와 정체불명의 여인 솜이(한지민 분)의 등장을 비롯해, 다양한 인연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는 중이다. 극 중 천국은 현실의 모습을 닮았으면서도, 기발한 상상과 참신한 설정이 더해진 독특하고 흥미로운 공간이다. 여기에 오직 천국에만 있는 비현실적 캐릭터들의 활약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등장만으로도 꿀잼 지수를 상승시킨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신스틸러 캐릭터들을 짚어봤다.

# 천국의 '센터장'에서 지옥의 '염라'로 깜짝 등장! '1인 2역' 천호진의 완벽하게 다른 두 얼굴

천국지원센터의 센터장(천호진 분)은 신입 주민 이해숙의 가이드이자 조력자였다. 이해숙만이 아니라 그의 남편 고낙준, 유기견 대장 짜장(신민재 분) 등 천국 모든 이들에게 '갓파더' 같은 존재였다. 이해숙이 포도알을 모아 교화 대상자가 됐을 때도, 엄마 한경자(이아주 분)를 만나러 가겠다고 고집을 부릴 때도, 고낙준이 무단 지옥행으로 정직 처분을 받았을 때도 그는 언제나 한결같았다. 다정하고 친절하지만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얼굴을 한 지옥의 염라(천호진 분)는 전혀 다른 캐릭터였다. 죄인들을 향해 일갈하고 직접 죄의 무게를 측정하는 지옥의 안내자이자 심판자였다. 무엇보다 천국의 자비로운 '센터장'과 지옥의 가차 없는 '염라'로 1인 2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천호진의 두 얼굴이 감탄을 자아냈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이영애와 센터장의 '밀당(?)' 로맨스를 암시해 후반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동물과 인간의 싱크로율 200%! 유기견 삼총사 '짜장·짬뽕·만두' & 도도한 고양이 '쏘냐'

반려동물의 죽음을 나타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다'라는 은유적 표현이 있다. 극 중에는 표현 그대로 지상과 천국을 잇는 무지개 다리가 놓이고, 견주와 반려견이 재회하는 장면이 그려져 많은 이들을 눈물짓게 했다. 특히, 천국에서는 동물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유기견 출신으로 보호 센터에서 안락사를 당해 함께 천국에 오게 된 짜장, 짬뽕(김충길 분), 만두(유현수 분)는 '3犬 3색' 매력의 시너지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런가 하면 고낙준을 대신해 먼저 세상을 떠났던 부부의 반려묘 쏘냐(최희진 분)도 천국에서 이해숙을 기다리고 있었다. 쏘냐는 솜이와의 첫 만남에서 그의 정체를 알고 있는 듯 묘한 반응을 보인 바 있어 궁금증을 더했다. 동물을 의인화한 배우들 몸짓과 눈빛, 디테일한 묘사와 표현도 호평을 이끌었다.

# 김혜자와 물오른 티키타카! 시청자들의 웃음 버튼 등극한 '내레이션 버튼'

지금의 나이 그대로 천국에 살겠다는 이해숙에게 상담 직원은 '내레이션 버튼'을 건넸다. 직접 말하지 않아도 속마음을 대신 말해준다는 내레이션 버튼은 노인 우대 사은품(?)처럼 80세 이상 나이를 선택한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눈치 없이 타이밍을 못 맞추고 나대는 탓에 얼마 못 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게 됐다.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감정을 멋대로 떠들어대고, 화가 나 있을 때면 팩폭으로 분노를 돋우기도 했다. 그때마다 이해숙은 내레이션 버튼을 내동댕이치거나 조용히 하라고 경고를 날리며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누구보다 이해숙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존재이기도 했다. 천국에 먼저 와있는 시어머니가 다시 만나고 싶어한다는 말에 이해숙은 대답대신 내레이션 버튼을 눌렀고, "아직 살아 있다 그래"라는 멘트에 "그렇지!"라고 자동적으로 리액션을 하며 뜻밖의 티키타카를 선보였다. 단순히 캐릭터의 감정과 심리를 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극에 또다른 즐거움을 불어넣으며 유쾌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