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클래스' 200번 명성황후로 산 김소현이 을미사변의 실제 기록에 참담한 눈물을 흘렸다.
 
2월 5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클래스'(기획 정윤정/연출 한승훈 권락희/작가 김수지)에서는 설민석, 전현무, 유병재가 레전드 뮤지컬 '명성황후' 배우들 김소현, 손준호, 박민성, 서영주, 문종원과 함께 차원이 다른 강의와 뮤지컬의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다. 특별 확대 편성으로 100분간 방송된 강의X뮤지컬 '명성황후'가 안방 1열에 감동을 안겼다.
 
이날 강의 힌트로 '대한제국', '배우지망생' 키워드와 함께 연극영화과에 잠시 몸담았던 '20대 설민석'의 과거 사진이 공개됐다. 공연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은 뮤지컬 '명성황후' 팀이었다. 설민석은 "제가 역사를 가르치는 길로 오게 된 변곡점이 된 작품"이라며 반가워했다. 김소현은 "제가 명성황후 역을 200회째 했다. 200번 죽었다"라고 말하면서, 명성황후가 왜 시해됐는지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때 설민석의 대학시절 지도교수이자 '명성황후' 예술감독 윤호진이 깜짝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윤 감독은 "(설민석이) 역사 강사로 길을 바꾼 게 신의 한수다. 배우 되는 것을 반대했었다"라면서 "목소리가 좋아서 겉으로는 표현을 잘 하는데, 내면의 갈등은 안 보이더라"라고 말해 설민석의 진땀을 뺐다. 전현무가 "강사하기에 좋은 연기력 아닌가요?"라면서 순식간에 역사 인물로 몰입하는 설민석을 칭찬하자, 윤 감독은 "누구보다 특화돼 있다"라고 인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도교수의 폭로에 어질어질해진 설민석은 정신을 다잡고 강의를 시작했다. 아들을 왕으로 세워 권력욕을 채운 흥선대원군, 그런 아버지 밑에서 홀로서기를 준비한 고종, 고종을 보필하며 정치력을 행사한 명성황후, 그들의 격동의 역사 이야기가 펼쳐졌다. 각자 맡은 배역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배우들은 감정 이입해 노래를 불렀고, 뮤지컬 넘버와 실제 역사가 겹쳐지며 흥미를 유발했다. 여기에 설민석은 뮤지컬 배우들도 놀란 불꽃 연기를 펼치며 몰입도를 더했다.
 
한 나라의 국모가 시해된 전대미문의 사건, 작전명 '여우사냥' 을미사변 이야기가 펼쳐질 때는 모두가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설민석은 고작 낭인 몇 명이 한 일이 아니라 일본의 엘리트들이 벌인 일이라면서, 그날의 참상을 전했다. 명성황후의 얼굴을 몰랐던 일본인들은 왕의 침전에 침입해 고종과 아들 순종, 궁녀들을 위협했고, 명성황후를 찾아내 발로 짓밟고 칼로 찔러서 시해하고 불태워버렸다.
 
특히 명성황후 역의 김소현은 실제 기록을 읽으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가슴 아파했다. 한 나라의 국모를 무참히 살해했는데도, 본국인 일본으로 송환된 범인들은 전원 무죄 석방돼 장관 재벌 등이 됐다고. 김소현과 실제 부부이기도 한 고종 역의 손준호는 을미사변 직후 고종의 심정을 가늠하며 기록을 읽어 여운을 더했다. 설민석은 고종을 무능한 왕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정치적 경험을 쌓을 수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명성황후의 죽음 후 외세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대한제국 선포하고 근대적인 개혁을 추진했던 엇갈린 평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설민석의 강의에서 큰 울림을 받은 김소현은 "우리의 아픈 역사다. 그런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것이다. 오늘 강의를 듣고나서, 대사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어떤 마음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지 더 많이 느껴져서 울컥했다"라고 소감을 남겨 뭉클함을 자아냈다.
 
한편 MBC '선을 넘는 클래스'는 의외의 장소에서 펼쳐지는 출장 역사 강의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밤 9시 방송된다. 강의 신청 접수는 '선을 넘는 클래스'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funstory_class)에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