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41)가 은퇴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1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시작을 알리는 시구로 국내 야구팬과 공식 작별을 한 박찬호는 경기장 1층에 있는 기자회견장에서 30분 넘게 취재진과 대화를 나눴다.

박찬호는 "2012년 11월 은퇴 기자회견 이후 정신적으로 불안정해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마운드가 그리워 그동안 20개월 동안 꾸준하게 운동을 계속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향팀이자 2012년 한 해 동안 뛰었던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초 성적이 바닥으로 추락할 때는 혹시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내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다는 박찬호였다.

그러나 그는 이날 은퇴식이 이러한 미련을 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된 듯 "앞으로 한국 야구의 진단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면서 "물론 감독이나 코치직은 매력적이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후배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대해서는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며 "제가 한국 선수가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면 류현진은 한국 야구의 (높은)수준의 문을 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지구에서 가장 운 좋은 사나이입니다"라는 말로 유명한 루 게릭(1903∼1941)의 고별사를 과거 영상으로 보면서 이런 순간을 오랫동안 꿈꿔 왔다는 박찬호는 "꿈같은 자리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며 거듭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