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언어학 교수이자 사랑스러운 아내, 세 아이의 엄마로 행복한 삶을 살던 앨리스(줄리안 무어).
강의 도중 익숙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가 하면, 평소와 다름 없이 조깅을 하던 중 갑자기 정신이 멍해져 길을 잃기도 한다.
앨리스는 신경과 전문의로부터 희귀성 알츠하이머라는 예상치 못한 진단을 받고, 조금씩 사라져가는 소중한 기억들을 붙들며 온전한 자신으로 남으려고 몸부림친다.
그러나 딸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만큼 상태는 점점 악화하고, 우연히 자신 앞으로 남겨둔 본인의 영상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리사 제노바의 동명 원작 소설을 모티브로 한 영화 '스틸 앨리스'는 아내, 엄마, 교수로서 행복한 삶을 살던 앨리스가 희귀성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면서 당당히 삶에 맞서는 모습을 그렸다.
줄리안 무어는 이 영화로 올해 오스카(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다섯 번째로 도전한 끝에 생애 첫 수상이다.
무어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앨리스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4개월 동안의 방대한 자료조사와, 알츠하이머 협회·후원단체를 방문해 병을 앓는 다양한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영화는 루게릭 투병 중에도 작품에 대한 열정을 불사랐던 영화의 공동 각본가이자 연출자인 리처드 글랫저 감독의 유작이기도 하다.
감독은 관객들이 알츠하이머를 경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려고 앨리스의 시선에서 다른 인물들을 바라보도록 연출했다. 그래서 지금껏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 영화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기존의 알츠하이머 영화들이 병을 앓는 당사자가 아닌 주변인들의 고통에 집중했다면, 이 영화는 주인공 앨리스의 변화를 보여주는 데 주력함으로써 병에 대한 관점을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뻔하디뻔한 신파적인 줄거리보다는 오스카 생애 첫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줄리안 무어의 폭넓고 섬세한 감정 연기에 빠지게 되는 영화다.
4월 30일 개봉. 101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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