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주인공 11살 여아 라일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서사화하고 시각화한다. 그 과정은 다섯 가지 감정을 각각 담당하는 다섯 캐릭터의 몫이다.

기쁨(Joy), 슬픔(Sadness), 공포(Fear), 분노(Anger), 싫음(Disgust)이라는 이름의 캐릭터들은 라일리의 머릿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기억을 저장하고 꺼내온다. 감정을 조절하고 판단을 내린다.

기억이 저장되는 공간, 기억이 모여 형성하는 성품, 기억의 원천이 일으키는 새로운 감정, 쓸모없는 기억이 지워지는 과정, 미지의 세계인 꿈 공장, 기억의 심연에 사는 상상 속의 친구 등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향연은 관객의 마음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는다.

다섯 감정 중 리더가 '기쁨'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사람은 결국 행복해지려고 살아가는 것임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행복을 찾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깨닫는 것이 이 영화가 바라는 바일 것이다.

'기쁨'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할리우드 코미디언 에이미 팔러는 "'기쁨'은 모든 걸 움직이게 하는 모터 역할을 한다"며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게 잘 되고 있다고 말하는 일이라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유머의 디테일이 단단한 바탕을 깔아주는 가운데 차곡차곡 쌓여 나가는 감정은 섬세한 결을 지닌 진짜배기다. 별일 아니라고 할 만한 간단한 줄거리로 이야기를 꽉 채우는 것은 이 정서다.

픽사의 최고창작책임자(CCO)인 존 라세터는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단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것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닥터 감독은 "좋은 이야기란 그런 것이 아니냐"며 "아이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 내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