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논란과 지원금 삭감으로 위기에 놓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로 재편되어 화제다.

공동 집행위원장은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부산시와 영화제의 갈등이 시작된 올해 2월 영화제 쇄신책 가운데 하나로 내놓은 방안이다.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는 내달 6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이 집행위원장과 함께 영화제를 이끌 공동 집행위원장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부산영화제가 태동할 때부터 함께해 온 배우 안성기·강수연 씨, 부산영상위원장을 지낸 박광수 감독, 부산 출신 배우 조재현 씨 등이 공동 집행위원장 물망에 올랐다.

영화계에서는 안성기·강수연 씨 가운데 1명이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씨는 2005년부터 부산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강씨는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부산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매년 영화제 때마다 부산을 찾아와 영화제를 빛냈다.

때로는 출연 작품과 함께 또 어느 때는 개막식 사회자로 부산영화제를 찾아와 영화제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감독도 부산영화제 첫해부터 4회까지 부집행위원장을 지냈으며, 2009년부터 3년간 부산영상위원장을 맡아 부산의 로케이션 산업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조씨는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후 배우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경기도 문화의전당 이사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논란과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 삭감으로 불거진 부산영화제에 대한 국내외 영화계의 독립성 보장 요구를 고려할 때 영화인을 대표한 인물이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집행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이후에는 새로운 공동 집행위원장을 선임할지 단독 집행위원장 체제로 돌아갈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인을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부산영화제의 사정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 선임돼 하루라도 빨리 부산영화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