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개봉 예정인 영화 '나랏말싸미'의 상영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접수됐다.
지난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도서출판 나녹은 "원작자에 대한 동의 없이 영화를 제작했다"며 제작사인 ㈜영화사 두둥, 조철현 감독, 배급사인 메가박스중앙㈜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나녹은 "영화 제작사와 감독은 출판사 동의를 구하지도 않은 채 책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이하 신미평전)의 내용을 토대로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가고 투자까지 유치했다"며 "출판사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협의를 시도했고, 협의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영화 제작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저자와 상의를 거쳐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녹은 '신미평전' 독점 출판권과 영화화 권리를 보유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인 영화사 두둥 측은 '신미평전'이 영화 '나랏말싸미' 원저작물이 전혀 아니라고 반박했다.
제작사는 입장문에서 "훈민정음 창제 과정에서 불교계 신미가 관여했다는 이야기는 '신미평전' 출간 훨씬 이전부터 제기돼 온 역사적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사는 시나리오 기획단계부터 이 부분을 주목해 기획개발을 진행했고, '신미평전' 저자 박해진과 '나랏말싸미' 자문계약을 통해 상당한 자문료를 지급하고 신미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작사는 이미 지난달 20일께 저자 박해진을 상대로 '제작사가 박해진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확인을 구하고자 저작권침해정지청구권 등 부존재 확인 소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영화가 책을 무단 복제하거나 이 책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이차적 저작물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출판사 측 주장이 부당하고 이유 없다는 점은 가처분 재판을 통하여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송강호가 주연한 '나랏말싸미'는 한글을 만든 세종과 그 창제 과정에 함께 했으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 이야기를 그린 사극으로, 오는 24일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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