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38)이 지난 15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로 스타덤에 오른 스티븐 연은 한인 2세인 자신의 삶과도 맞닿아 있는 영화 '미나리'로 할리우드 정상을 노린다.
아카데미 역사상 남우주연상에 아시아계 미국인이 후보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상할 경우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미나리'는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로 한인 이민자 가정의 고단한 삶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스티븐 연은 가족들을 미국 남부 아칸소주로 데려와 농장을 꾸리며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제이콥' 역을 맡았다.
한국에서 태어나 5살 때 캐나다로 이민간 뒤 미국으로 이주한 스티븐 연에게 이민자의 삶을 그린 '미나리'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 1월 한인 동포들을 대상으로 열린 시사회에서 자신이 맡은 역이 실제 아버지의 삶과 닮은 것 같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스티븐 연의 삶 역시 녹록지는 않았다. 그는 원래 대학에서 심리학(신경과학)을 공부했지만, 배우로 전향했고, '워킹데드' 글렌 역을 만나기 전까지 오랜 무명시절을 보냈다.
스티븐 연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워킹데드' 시즌 1∼7편까지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와도 인연을 맺었다.
그는 제91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 부문에 출품됐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에서 미스터리 인물 '벤'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고, 그전에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도 출연했다.
어렸을 때 이민을 한 탓에 한국어는 서툴지만, 영화 속에서는 한국어를 어색하지 않게 구사했다. '미나리' 촬영 때도 어색한 한국어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함께 출연한 윤여정, 한예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이처럼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그는 다음달 개봉하는 액션 영화 '메이헴'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그는 '메이헴'에서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회사가 봉쇄된 상황에서 상사에게 복수할 기회를 갖게 된 데릭 역으로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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