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부딪히고, 밑바닥까지 터놓다 보면 더 가까워지고 끈끈해진다. JTBC '정숙한 세일즈' 김소연-김성령-김선영-이세희, '방판 씨스터즈' 4인방도 완전체로 거듭나기까지 #개싸움 #불행배틀 #S판타지란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연출 조웅, 극본 최보림, 제공 SLL, 제작 하이지음스튜디오, 221b)가 최고 시청률 7.7%를 기록하며, 꾸준히 시청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 중심엔 '방판 씨스터즈' 한정숙(김소연), 오금희(김성령), 서영복(김선영), 이주리(이세희)가 서로의 비밀과 상처를 공유하며 매회 업그레이드된 워맨스 케미에 있었다. 이들은 가족도, 친구도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서 제 자식들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 싶고, 고리타분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작은 바람에서 방문 판매에 함께 뛰어들었다. 하지만 색안경을 낀 시선과 꽉 막힌 마인드가 팽배했던 분위기 속에서, 시대를 앞서간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지난 6회동안 '방판 씨스터즈'는 스스로 도전하고 변화했으며,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힘이 돼줬다. 그 통쾌한 재미와 뭉클한 감동은 '정숙한 세일즈'의 시청률 상승 곡선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1. 개싸움: 역으로 몰린 김소연 위해 머리 뜯기고 코피 터진 씨스터즈


정숙의 집 벽면에 붉은 스프레이로 휘갈겨 쓴 성적인 낙서 테러의 범인이 철물점 사장(손경원)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의 시선, 질타는 철물점 사장이 아니라 여전히 정숙을 향했다. 아내가 요상한 물건 산다고 돈을 갖다 바치니, 철물점 사장이 답답하고 화가 나서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죄 지은 사람을 오히려 감싸는데 한통속이 된 동네 사람들에게 화가 난 금희, 영복, 주리는 정숙을 대신해 싸우다 머리가 뜯기고 코피가 터졌다. 그럼에도 정숙이 걱정할까 "사소한 의견 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우리끼리 싸웠다"고 둘러댔다. 그런 상황을 모르지 않았던 정숙은 자신을 위해 대신 싸워준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샷따' 내리는 건 할 수 없었다. 이렇게 '씨스터즈'들은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됐다.


#2. 불행배틀: 바람남편, 막말 꼰대남편, 무능남편, 싱글맘, 누가누가 더 불행한가?


'환타지 란제리' 설문조사 답변을 취합해보니 "아직 성인용품을 산 적은 없고 지갑은 빵빵한 고객"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조건과 부합하는 단 하나의 사람은 바로 로얄클럽 회장 사모님이자 '복덕방' 사모님 허영자(정영주)였다. "끝끝내 못 가진 건 잘생긴 남편 하나"일 정도로 부족한 것 없는 그녀의 유일한 관심사는 "남의 불행"이라는 힌트를 얻은 '방판 씨스터즈'는 마치 배틀처럼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불행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아내의 제일 친한 친구랑 바람 피우고도 제대로 된 반성도 안 하는 쓰레기 남편을 가진 정숙, 허황된 꿈이나 꾸면서 자신의 오랜 숙원 사업인 약국 이전을 물거품 만든다고 타박하는 막말 꼰대 남편을 가진 금희, 한 달에 5만원도 못 버는 남편이랑 살면서 아이는 줄줄이 낳은 영복, 그리고 그 시절에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가 된 주리까지, 이들은 이제 각자의 비밀과 상처를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까지 내보일 수 내공의 관계가 됐다.


#3. S판타지: 내가 원하는 섹X는? 팜므파탈될 김소연을 응원해!


처음으로 1박 2일 출장 방판을 나가게 된 '방판 씨스터즈'. 이혼하고 홀로된 정숙의 기분전환을 위한 좋은 기회였다. 계심도 고객들이 생각보다 협조적이지 않은 탓에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방판을 마쳤고, 그렇게 일 마치고 마시는 술 한잔은 달았다. 주리의 주도로 진실게임도 시작됐다. "언니들은 어떤 섹X가 하고 싶냐"는 것. 그러자 이번에는 각자의 섹X 판타지 배틀이 펼쳐졌다. "꿈도 못 꿀 부의 상징, 차 안에서 해보고 싶다"는 영복과 "최근에 본 영화처럼 도발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금희는 각각 영화 <타이타닉>과 <원초적 본능>을 소환, 레전드 패러디 짤을 생성했다. 이어 막내 주리는 "가방끈 콤플렉스가 있어 지적인 남자와 (대학 강의실 같은) 지적인 분위기 속에서 하고 싶다"고 꿈틀대는 욕망을 털어놓았다. 여자가 적극적인 거 싫어했던 남편 때문에 맞춰주는 게 익숙해 판타지조차 없었던 정숙도 씨스터즈들 덕분에(?) "남자를 쥐락펴락하는 팜므파탈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 금희, 영복, 주리는 물론 시청자들도 "이제 정숙이 하고 싶은 거 다해!"라는 응원의 물개박수를 친 순간이었다.


'정숙한 세일즈'는 매주 토, 일 밤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221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