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깊이 파고드는 이른바 '덕후'(일본어 '오타쿠'의 변형으로 특정 분야의 마니아를 뜻한다)다.
한때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사람, 비호감의 대상으로 평가받았던 '덕후'는 이제 무서운 내공의 전문가, 유행을 선도하는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 말 MBC TV 추석 파일럿(시범제작)으로 방송된 '능력자들'은 젊은 층에 친근한 '덕후'를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프로그램은 치열한 편성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능력자들' 제작진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지선 PD는 "부정적인 인식의 대상이었던 '덕후'가 이 시대 신지식인이 됐다는 것이 기획 배경"이라고 밝혔다.
"'무한도전'에 출연한 (가수) 아이유 덕후를 보고 '사람이 한 가지를 파면 저런 일도 있구나'라고 생각한 데서 출발했어요. ('덕후'가 인정받는) 사회 현상을 읽은 것도 있고요."
'능력자들'에서는 각 분야 '덕후'들이 등장해 이른바 '덕력'(마니아적 기질)을 겨룬다. 편의점, 버스, 열대어 등 애정의 대상은 다르지만, 단순히 열광하거나 수집하는 정도를 뛰어넘어 하나의 능력으로 이어진 사람들이다.
제작진은 그렇다고 출연자의 '덕력'을 검증하는 프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나에 모든 것을 바친 '덕후'의 애정을 순수하고 담백하게 보여주겠다는 설명이다.
'덕후'를 다소 자극적으로 묘사했던 케이블 예능 tvN '화성인 바이러스'(2009~2013)와는 다른 정보 프로그램에 가깝다.
허항 PD는 "버스에 평생을 바친 출연자가 1회에 나오는데 감동을 느꼈다"라면서 "어떻게 보면 외롭게 한 길을 걸어온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이 PD는 '덕후'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방식이 새롭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들을 잘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많이 고민했다"라면서 "'덕후'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원했기에 고전적인 방식으로 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김구라와 정형돈이 정규 방송의 공동 MC로 낙점됐다.
프로그램은 예능가에서 가장 뜨거운 전쟁이 벌어지는 금요일 밤에 편성됐다. KBS 2TV '나를 돌아봐'와 tvN '삼시세끼', SBS TV '정글의 법칙'이 경쟁작이다.
허 PD는 이에 대해 "김구라, 정형돈 같은 분들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어주니 '덕력'이 쏟아져 나온다"라면서 "그런 이야기가 일반인들 공감을 충분히 살 만큼의 '생활밀착형 토크'가 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