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가요계의 독보적인 '야수' 임재범이 40년이라는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으며 무대를 떠났다. 그의 거친 음색은 수많은 이들의 삶 속에서 위로와 용기가 되었고, 이제 그는 화려한 조명을 뒤로한 채 평범한 '사람 임재범'으로 돌아가 새로운 페이지를 연다. 마지막 무대 위에서 쏟아낸 그의 진심은 현장을 찾은 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전설의 엔딩을 완성했다.
40년 내공의 폭발적 가창력, 무대를 압도한 거인의 카리스마
올림픽홀을 가득 채운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묵직했다. 1986년 시나위로 데뷔한 이래 대한민국 록과 발라드의 정점을 지켜온 임재범은 자신의 40주년 기념이자 은퇴 공연인 '나는 임재범이다'의 마지막 무대에서 혼신을 다한 열창을 선보였다. 오프닝 곡 '내가 견뎌온 날들'의 첫 소절이 울려 퍼지는 순간, 장내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였고 관객들은 오직 그의 목소리에만 집중하며 전설의 마지막을 실감했다.
어느덧 6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임재범의 보컬 역량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에서 그는 '이 밤이 지나면', '비상', '낙인' 등 시대를 풍미한 히트곡들을 포함해 20여 곡을 소화하며 현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허리 통증 등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는 상황에서도 앙코르 무대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은 왜 그가 '가수들의 가수'로 불리는지를 증명하는 대목이었다.
"여러분은 나의 힘", 뜨거운 눈물과 떼창으로 채운 마지막 페이지
공연 중반, 객석 여기저기서 "계속 노래해달라"는 팬들의 간절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임재범은 "더 이상은 없다"는 단호하면서도 따뜻한 답변으로 은퇴 의사를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 그는 노래 중간중간 객석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팬들의 얼굴을 가슴에 새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팬들은 이에 화답하듯 휴대전화 플래시 이벤트와 전곡 떼창으로 공연장을 눈물과 감동의 바다로 만들었다.
임재범은 자신의 대표곡 '고해'와 '사랑'을 부르기 전, 이 노래들이 소중한 사람들을 향한 마음을 담은 곡임을 강조하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곁을 지켜준 이들에게 전하는 그의 고백은 단순한 가사를 넘어선 진심 어린 위로였다. "전 그저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누군가의 삶에 에너지가 생겼다는 것에 참 감사했다"는 그의 소감은 현장을 찾은 남녀노소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화려한 왕관을 내려놓고, '보통의 삶'으로 향하는 아름다운 뒷모습
공연의 막바지, 임재범은 이제 가수가 아닌 평범한 아버지이자 시민으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간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딸과 편안하게 거리를 걷지 못했던 미안함을 털어놓으며, 이제는 숨지 않고 보통의 삶을 만끽하겠다는 그의 다짐은 팬들에게 슬픔 이상의 응원을 이끌어냈다. 무대를 마친 뒤 관객과 스태프를 향해 올린 정중한 90도 인사는 거장이 남긴 가장 아름다운 퇴장 방식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팬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임재범"의 이름을 연호하며 전설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비록 무대 위 호랑이의 포효는 멈췄지만, 그가 남긴 음악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삶의 고비마다 다정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임재범의 앞날이 그가 노래했던 '비상'처럼 자유롭고 평온하기를, 그리고 그가 꿈꾸는 선한 영향력이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팬들은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