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 단 이틀 전인 6월 10일, FIFA 재판매 사이트에 무려 17만 6천 장의 입장권이 쏟아져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일부 경기는 표가 남아도는 반면 다른 경기는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극단적 가격 양극화 현상이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FIFA 공식 재판매 플랫폼에 등록된 입장권 물량이 17만 6천 장에 달하며 중간 가격이 무려 20%나 하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특히 이란 경기는 1만 6천 장이 여전히 미판매 상태로 남아 있으며, 최저 138달러(한화 약 21만 원)라는 가격에도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개최국 미국의 첫 경기인 미국-파라과이 개막전 역시 4천 400여 장이 남아있고, 중간 가격은 800달러(약 120만 원) 이상으로 책정돼 있어 흥행에 대한 우려를 더한다. 이처럼 팬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하는 현상은 높은 가격 정책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일부 경기는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초고가를 형성하며 극심한 양극화를 보여주고 있다. 멕시코 경기는 재판매 물량이 단 300장에 불과하며 액면가 대비 무려 4배 이상 치솟았다. 콜롬비아 경기 티켓 역시 액면가 5배까지 상승했으며, 스코틀랜드 경기는 85%의 프리미엄이 붙어 판매되고 있다. 특히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콜롬비아-포르투갈 경기는 중간 가격이 무려 3천 달러(약 455만 원)에 육박해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기형적인 가격 책정의 배경에는 FIFA의 공격적인 고가 정책이 있다는 지적이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결승전 최저가가 1천 120달러(약 170만 원)였던 것에 비해,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최저가는 무려 4천 185달러(약 636만 원)에 달한다. FIFA는 유동적인 가격제를 도입하며 암표상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결국 팬들의 지갑만 더욱 가볍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월드컵 유치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으나, 정작 본선 티켓 가격은 일반 팬들의 접근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현실이다.
'축구는 모두의 것'이라는 월드컵의 보편적 가치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재판매 시장이 활성화되고 고가 프리미엄이 붙는 현상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개막 직전 17만 장이 넘는 표가 재판매 시장에 쏟아지고 주요 경기가 미판매되는 동시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경기가 공존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브라질과 같은 축구 강국의 팬들조차 비싼 티켓 가격과 경비 부담으로 인해 현지 관람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역사상 가장 비싼 월드컵이라는 오명을 쓴 2026 북중미 월드컵이 과연 FIFA의 의도대로 성공적인 흥행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싼 관람 비용과 극심한 흥행 양극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FIFA가 앞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그리고 월드컵 본연의 열정이 전 세계 팬들에게 고루 전달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