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5 (수)

타레미의 비통한 고백, '전쟁 속 월드컵' 설렘은 어디에?

김광현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막이 오르지만,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 축구 대표팀에게는 '설렘'보다 '긴장감'이 먼저였다는 이란 주장 메흐디 타레미의 솔직한 고백은 축구 이상의 현실을 담고 있다.

2026년 06월 15일, 세계인의 축구 축제인 북중미 월드컵 개막 분위기 속, 이란 축구 대표팀의 주장 메흐디 타레미(올림피아코스)가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던진 발언은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뉴질랜드와의 조별리그 G조 1차전을 단 하루 앞두고 선 그는 기쁨과 설렘 대신 엄숙한 표정으로 「사람들은 월드컵을 기다리며 설렘을 느끼지만 우리는 긴장감부터 느꼈다」고 토로했다. 현재 미국과의 전쟁 상황이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여정에 드리운 무거운 그림자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란은 한국시간으로 06월 16일 오전 10시, 대망의 월드컵 첫 경기를 뉴질랜드와 치를 예정이다.

타레미는 「전쟁 속 월드컵이라 기쁨이 줄었다」고 담담히 털어놓으며 대표팀이 겪어야 했던 구체적인 어려움들을 소상히 밝혔다. 가장 먼저 미국과의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비자 발급 문제로 선수단은 출국부터 난항을 겪어야 했다. 겨우 미국 땅을 밟았으나, 애초 예정되었던 애리조나주 투손의 훈련 캠프는 갑작스럽게 멕시코 티후아나로 급히 변경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베이스 캠프가 국경을 넘어 변경되면서 선수단은 혼란과 불안감에 휩싸였다. 더욱이 멕시코 티후아나에 마련된 베이스 캠프에서 오늘 기자회견이 열린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까지는 225km에 달하는 먼 거리였다. 이들은 이 거리를 비행기를 포함해 무려 5시간이나 이동해야 하는 고단하고 비효율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물리적인 피로와 함께 정신적인 압박감에 시달려야 했다. 월드컵 무대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해야 할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문제로 힘겨워하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타레미의 비통한 고백, '전쟁 속 월드컵' 설렘은 어디에?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일련의 비현실적인 상황들은 단순한 경기 준비 차원을 넘어 스포츠의 근본적인 메시지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타레미는 강조했다. 그는 단호한 어조로 「축구가 평화를 가져온다는 FIFA의 메시지를 훼손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축구 대회인 월드컵이 국가 간의 갈등과 정치적 긴장감 속에 본래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었다. 축구를 통해 하나 되고, 경쟁을 넘어 화합을 도모하자는 FIFA의 이상적인 가치가 전쟁의 그림자 앞에서 무력해지는 현실을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몸소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란의 사령탑 아미르 갈레노에이 감독 역시 주장의 우려에 깊이 공감하며 「이런 환경은 축구 정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쟁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서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에 선 이란 대표팀의 여정은 스포츠가 순수한 경쟁을 넘어 정치적 긴장감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란 대표팀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전 세계에 스포츠 정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향후 국제 대회가 평화와 화합의 장이 되기 위한 국제 사회의 각별한 노력과 연대가 절실함을 온몸으로 호소하고 있다. 과연 이 모든 난관을 딛고 일어선 이란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무대에서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이 그들에게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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