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6 (토)

고레에다 '상자 속의 양', AI 아들 충격

김광현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상자 속의 양'이 사랑하는 아들을 AI 휴머노이드로 되살리는 충격적 설정으로 관객들에게 상실과 인간다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개봉을 4일 앞둔 이 작품은 아야세 하루카와 다이고가 2년 전 잃은 아들 키케루 역의 구와키 리무와 호흡을 맞춘다. 오토네 역의 아야세 하루카와 켄스케 역의 다이고 부부가 AI 서비스 '리버스'를 통해 죽은 아들을 재현한 휴머노이드를 가족으로 맞이하며 벌어지는 위로와 혼란의 드라마다. 총 127분 상영되며 12세 이상 관람가다.

고레에다 감독은 '환상의 빛'(1995), '걸어도 걸어도'(2008) 등 전작에서부터 '상실 이후의 삶'과 '가족'이라는 변치 않는 주제에 천착해왔다. 이번 신작에서는 2026년 현재 뜨거운 화두인 AI 기술을 접목, 그의 시그니처 질문을 더욱 심화시킨다. 영화 제목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속 「상자 속의 양」 비유에서 따왔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이 곧 인간다움임을 강렬하게 시사한다.

영화는 AI가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시작한다. 부부는 죽은 아들의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를 통해 잠시 안도감과 위안을 얻지만, 이내 묘한 위화감과 혼란에 휩싸인다. 오토네의 동생과 엄마 등 주변 인물들의 반응은 AI 시대 상실의 복합성을 섬세하게 드러내며 공감을 자아낸다.

고레에다 '상자 속의 양', AI 아들 충격
[사진=연합뉴스]

AI가 완벽한 위로가 될 수 없는 한계를 조명하며,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맹목적인 믿음에 의문을 던진다. 클라이맥스에서는 「상자 속의 양」 비유를 통해 눈에 보이는 완벽함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인간다움'이 진정한 위로와 공존의 힘임을 제시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기술이 만연한 시대, 인간다움의 본질은 무엇이며, 이질적인 존재와의 공존은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깊은 사유를 남긴다. 다만, 여러 심오한 주제들이 때로는 유려하게 엮이기보다 산발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비평 또한 존재해, 관객들 사이에서 활발한 토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2026년, AI 기술이 삶의 깊숙한 영역까지 침투하는 현실 속에서 '상자 속의 양'은 단순한 영화를 넘어 우리 사회에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을 던질 것이다.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변치 않는 메시지가 AI라는 새로운 키워드와 만나 어떤 새로운 질문과 답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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