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8 (월)

월드컵 D-며칠, 美 비자 난관 이란 '멕시코 우회'

김광현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단 며칠 앞두고 미국 비자 문제에 발목 잡힌 이란 축구대표팀이 6월 7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에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차리며 미-이란 전쟁 여파 속 '경기 당일치기 입국' 강요와 핵심 스태프 10여명의 비자 거부라는 전례 없는 악재를 안고 험난한 월드컵 여정을 시작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고조된 양국 긴장 관계는 월드컵이라는 스포츠 축제마저 삼켜버렸다.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었던 이란 대표팀은 비자 문제로 인해 멕시코 티후아나로 급히 장소를 변경하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다. 선수단 비자는 발급됐으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멕시코 주재 이란 대사는 선수단이 「경기를 치르는 당일에만 미국에 입국했다가, 경기가 끝나면 즉시 출국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월드컵 본선 참가팀에게 주어지는 전례 없는 '당일치기 입국' 강요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경기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선수단을 지원할 핵심 스태프 10여명의 비자 발급이 무더기로 거부되면서 이란 축구대표팀은 '반쪽짜리' 스태프 구성으로 월드컵을 치르게 됐다. 코칭스태프, 의료진 등 핵심 인력의 부재는 선수단의 사기는 물론, 경기 운영 전반에 심각한 난항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는 팀의 근간을 흔드는 악재로 평가받는다.

월드컵 D-며칠, 美 비자 난관 이란 '멕시코 우회'
[사진=연합뉴스]

이란 축구협회장 메흐디 타즈는 미국 정부의 이러한 조치를 「악의와 편파주의, 미숙함, 그리고 불평등의 한 형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타즈 회장은 선수단이 첫 경기 하루 전 입국이 가능하다고 밝히며 대사관 측과 혼선을 빚기도 했으나, 핵심 스태프들의 비자 거부 사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난관으로 남아 이란 팀을 짓누르고 있다.

이전 전지훈련지였던 튀르키예 안탈리아를 거쳐 멕시코 티후아나 공항에 도착한 수비수 에산 하지사피를 비롯한 이란 선수단은 20여 명의 열성적인 팬 환영을 받으며 고된 여정 속에서도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란은 G조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겨루는 쉽지 않은 조별리그를 앞두고 있으며,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잉글우드와 시애틀에서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 같은 외교적, 행정적 난관이 과연 월드컵 본선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월드컵이라는 전 세계인의 축제 직전까지 이어진 미국과 이란 간의 외교적, 정치적 갈등이 이란 축구대표팀의 경기력과 월드컵 전체 분위기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정치적 대립이 선수단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또 다른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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