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명이 계정을 공유하는 이른바 'OTT 파티'에 참여했다가 순식간에 수십만 원을 날리고 계정마저 정지될 위기에 처한 젊은층이 400여 명에 달하는 충격적인 온라인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직장인 박모(26)씨는 지난해 6월, 웨이브 계정 공유를 위해 A씨에게 3만 원을 입금했다. 그러나 순탄할 것 같던 이용은 지난 3월 갑작스러운 접속 차단으로 좌절됐다. A씨는 「계정 연장을 위해 추가 입금이 필요하다」며 2만3천 원을 더 요구했고, 박씨는 믿고 송금했다. 하지만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계정은 또다시 먹통이 되었고, A씨는 흔적도 없이 잠적했다. 박씨는 그렇게 총 5만3천 원을 날린 채 망연자실했다.
박씨만의 피해가 아니다. A씨의 교묘한 사기 수법에 당한 피해자들의 모임인 네이버 카페 회원 수는 지난 6월 30일 기준 무려 450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 5월 A씨의 잠적으로 1만5천 원의 피해를 본 이모(27)씨가 직접 카페를 개설하며 피해자들이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A씨가 사용한 9개 계좌 관련 총 피해 금액은 약 590만 원에 육박하며,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젊은이들이 수천 원에서 수만 원대의 개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넷플릭스, 라프텔, 왓챠, 웨이브, 애플뮤직, 티빙, 아이치이, 디즈니플러스 등 인기 OTT 계정 '4인 파티' 공유를 미끼로 지난해 6월부터 사기 행각을 벌였다. 그의 수법은 '돌려막기'였다. 신규 가입자들의 돈을 받아 기존 계정 연장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이어가다 결국 자금난에 직면, 지난 6월 23일 일부 피해자들에게 「능력 부족」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잠적했다. 주 무대는 소셜미디어, 특히 엑스(X)였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빠른 확산이 가능한 SNS의 특성을 악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액 사기'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피해 금액이 소액이라 신고를 망설이는 심리를 악용하고, 엑스(X)를 주 무대로 삼아 피해 규모가 커진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불이익이 닥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김현수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OTT 계정의 상업적 공유는 서비스 약관 위반으로, 사기 피해자라 할지라도 계정 정지나 손해배상 청구 등 추가적인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안타깝게도 사기 피해를 넘어 약관 위반으로 인한 잠재적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피해자들은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과 경찰에 A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또한 '더치트' 금융사기 정보공유 서비스를 통해 A씨의 사기 이력을 공유하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OTT 계정 공유는 편리함과 경제성으로 많은 젊은층에게 각광받았지만, 이번 사건은 그 이면에 도사린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달콤한 유혹 뒤 숨겨진 '먹튀' 사기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온라인 거래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유사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과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