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감성을 자극하는 배우들의 파격적인 변신이 시작된다. 배우 강동원이 직접 헤드스핀을 돌고, 엄태구와 박지현이 화려한 헤어밴드를 두른 채 무대 위에 선다. 20년 만에 다시 뭉친 비운의 혼성그룹 '트라이앵글'의 눈물겨운 재기전을 담은 영화 '와일드 씽'이 올여름 극장가에 유쾌한 웃음 폭탄을 예고한다.
영화 '친구'와 '엽기적인 그녀'가 극장가를 점령했던 21세기 초, 놀이터 모래 먼지 속에서 자칭 '댄스 머신'으로 군림하던 소년 현우가 돌아온다. 배우 강동원이 연기하는 현우는 기획사 대표 박용구(신하균 분)의 눈에 띄어 상구(엄태구 분), 도미(박지현 분)와 함께 3인조 혼성그룹 '트라이앵글'로 데뷔해 가요계를 휩쓴다.
하지만 영광은 찰나였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 라디오 DJ 자리마저 잘린 백수 신세가 된 현우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트라이앵글'의 재결합 공연 제안이다. 뿔뿔이 흩어졌던 멤버들을 불러 모아 공연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여정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은 난관의 연속이다.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이라는 전무후무한 조합이 아이돌 그룹으로 분한다는 소식은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시사회에 앞서 공개된 트라이앵글의 뮤직비디오 '러브 이즈(Love is)'는 이미 조회수 250만 회를 돌파하며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000년대 아이돌 특유의 부분 염색과 헤어밴드, 그리고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스타일링은 독보적인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간 진중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배우들의 망가짐을 불사한 열연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쉴 새 없는 웃음을 안긴다.
39주 연속 2위의 비운, 오정세의 미친 존재감 | 웃음과 뭉클함을 동시에 잡은 손재곤 감독의 마법
이번 작품에서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배우 오정세의 변신이다. 트라이앵글에 밀려 '39주 연속 가요 프로그램 2위'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가진 발라드 가수 최성곤으로 분한 그는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 치트키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무대 위 감미로운 사랑 노래를 부르는 모습과 실제의 거친 성격 사이를 오가는 그의 양면성은 캐릭터에 입체적인 결을 더한다. 트라이앵글 멤버들과 얽히고설키며 만들어내는 코믹 앙상블은 극의 밀도를 촘촘하게 채우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야기의 짜임새 역시 훌륭하다. '달콤, 살벌한 연인'과 '이층의 악당'을 통해 독창적인 코미디 감각을 증명한 손재곤 감독은 이번에도 특유의 재기발랄한 연출력을 발휘한다. 곳곳에 배치된 코미디 설정과 인물 간의 관계가 20년이라는 시간차를 넘어 정교한 복선으로 작용하며 큰 웃음을 자아낸다.
단순한 슬랩스틱을 넘어 '인생에 기회가 어떻게 세 번뿐이냐'고 외치는 주인공들의 절실함은 뭉클한 감동까지 전달한다. 클리셰마저 매력적인 서사로 승화시킨 배우들의 열연은 이 영화가 단순한 코미디 그 이상임을 증명한다.
극장가에는 벌써부터 '트라이앵글'의 실제 데뷔를 응원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다. 촌스럽지만 사랑스럽고, 엉뚱하지만 진심 어린 이들의 무모한 도전이 올여름 관객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훔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6월 3일, 스크린을 통해 공개될 이들의 화려한 '와일드'한 질주를 주목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