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6 (토)

K-팝 열기 덮친 '재선거' 외침…잠실, 축제와 시위의 '기이한 동거'

고진아 기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약 1만명의 「재선거」 연호 속에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투표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대의 압박 속에 개표소에 고립됐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20~30명은 이미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져, 투표함 관리 공백과 직무 해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은 선관위 직원 20~30명이 이미 개표소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밝힐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개표소에는 보안 직원들만 남아 수많은 투표함이 사실상 관리자 없이 방치된 것이 아니냐는 '직무 해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장에는 '2030' 세대가 주축을 이룬 약 1만명의 시위대가 개표소 8개 출입구를 봉쇄한 채 「재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 중 20대 비율은 32.3%에 달했으며, 태극기를 흔드는 시위대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물결을 이루는 듯했다. 특히 이날 올림픽공원 내 KSPO돔과 88잔디마당에서는 K-팝 공연 '위버스 콘 페스티벌'이 열려, 공원 전체에는 4만2천~4만4천명의 인파가 모였다. 「재선거」 구호와 흥겨운 K-팝 음악이 뒤섞이는 기이한 풍경은 현장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더욱 부각시켰다. 전날 잠실7동 제2투표소 시위대 1천여명을 강제 해산했던 경찰 기동대는 이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소극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K-팝 열기 덮친 '재선거' 외침…잠실, 축제와 시위의 '기이한 동거'
[사진=연합뉴스]

'투표지 부족 사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잠실을 넘어 서울 곳곳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신촌 유플렉스, 광화문, 청와대 앞 등지에서도 한국대학 총학생회 공동포럼과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교수 모임 등이 규탄 집회를 이어갔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진영별 대립 또한 첨예하다.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와 이영돈 PD 등이 부정선거 주장을 펼치는 가운데, 대국본 전광훈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이 옳았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으며, 촛불행동은 「선관위가 유례없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만들었지만,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이를 이유로 소요 사태를 선동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을 경우 시위는 주말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부재로 인한 투표함 관리 공백과 '직무 해태' 논란은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사태의 장기화 및 사회 전반에 걸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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