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올해 한국PD대상과 휴스턴 국제영화제 대상을 석권한 EBS 다큐프라임 '싸느냐, 참느냐 화장실 전쟁'(연출 박혜민 PD)은 「화장실은 누군가에게 매번 '싸느냐, 참느냐'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쉽게 허락되지 않는, 삶과 죽음을 고뇌할 만큼 가볍지 않은 '생존의 문제'」라고 단언하며 우리 사회의 불편한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 49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는 그저 일상적인 공간으로만 여겨지던 '화장실'을 통해 한국 사회의 노동 인권과 차별의 현실을 날카롭게 짚어내며 국내외 평단의 압도적인 찬사를 받았다. 기관사, 건설 현장 노동자, 도시가스 검침원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기본적인 생리 현상조차 보장받지 못하며 겪는 고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깊이 울렸다.
박혜민 PD가 이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여름, 자신의 집을 방문한 에어컨 설치 기사가 화장실 사용을 난처하게 묻던 모습에서 그는 화장실 문제가 단순한 불편을 넘어선 '생존의 문제'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셰익스피어의 명대사를 패러디한 제목 '싸느냐, 참느냐'처럼, 이는 남녀노소, 직업군을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인권'의 문제였던 것이다.
'화장실 전쟁'은 국경을 뛰어넘어 세계인의 공감을 얻었다. 실제로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아직 화장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11월 19일이 '세계 화장실의 날'로 지정돼 있을 만큼 이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박 PD는 휴스턴 국제영화제 대상 수상 소감으로 「처음엔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 공지가 잘못됐다는 전화가 올까 봐 휴스턴 영화제가 끝날 때까지 괜히 긴장했다」고 말하며 겸손함 속에서도 뜨거운 열정을 내비쳤다.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은 쉽지 않았다. 민감한 주제인 만큼 촬영의 어려움이 많았지만, 박 PD는 시청자의 불쾌감을 줄이기 위해 귀여운 캐릭터나 재미있는 실험을 활용하는 등 다각적인 연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49분이라는 한정된 분량 때문에 다루지 못한 이야기는 많다. 그는 화장실 내 불법 촬영 문제, 성소수자와 장애인을 위한 '모두의 화장실' 등 더욱 심도 깊은 내용을 2부작으로 풀어내고 싶다는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박혜민 PD는 「화장실 권리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어서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화장실도 과거 흑인, 여성 등 수많은 약자들이 기나긴 싸움으로 얻어낸 결과물입니다. '싸느냐 참느냐'의 문제는 결국 현실에서 '싸우느냐 참느냐'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더 이상 참지 말고 함께 목소리를 내 힘을 보탰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역설하며 우리 사회에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촉구했다. 그의 외침은 개인의 불편을 넘어선 보편적 인권으로서 화장실 문제에 대한 해결 노력이 절실함을 다시금 일깨우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모두의 실천을 제안하는 강력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