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8 (월)

잠실야구장 마지막 시즌…한대화 '그때 그 전율' 44년 역사 속으로

김미나 기자

한국 야구의 심장이었던 잠실야구장이 2026시즌을 끝으로 44년 역사의 막을 내리는 가운데, 1982년 9월 14일 그라운드 위에서 터진 한대화 전 감독의 '8회의 기적' 역전 스리런 홈런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명승부로 남아있다.

현재 대전광역시체육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한대화 전 감독은 한국 야구의 상징이었던 잠실야구장 철거 소식에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KSTARS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많은 추억이 담긴 잠실야구장이 철거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며 「내 인생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장소」라고 잠실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잠실야구장은 1982년 개장 두 달 만에 한국 야구의 뜨거운 심장이 됐다. 그해 9월 14일, 제27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 한일전은 단순한 경기를 넘어선 결전이었다. 당시 한국 사회는 일본 문부성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로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으며, 독립기념관 건립준비위원회까지 출범하며 민족적 자긍심이 들끓던 시기였다.

한국 대표팀은 호주와의 전날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선수단의 피로가 극심한 상태였다. 풀리그 8차전까지 7승 1패를 기록하며 이날 승리 시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었지만, 8회초까지 일본에 0-2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선동열, 김재박, 이해창, 장효조 등 쟁쟁한 스타들이 총출동한 대표팀이었기에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잠실야구장 마지막 시즌…한대화 '그때 그 전율' 44년 역사 속으로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8회말, 잠실은 기적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선두 타자 심재원의 중전 안타로 불씨를 살렸다. 이어 김정수가 좌월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1-2로 추격, 일본 세 번째 투수 세키네 히로후미를 흔들었다. 조성옥의 희생 번트로 주자를 진루시킨 후, '천재 유격수' 김재박은 모두를 속이는 '개구리 번트'로 2-2 동점을 만들며 잠실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2사 1, 2루의 절체절명의 찬스, 타석에는 5번 타자 한대화가 들어섰다. 뿜어져 나온 한대화의 방망이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5-2, 잠실야구장은 폭발하듯 환호했다. 한국은 이 드라마틱한 역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대화 전 감독은 그 순간을 「온몸을 감싸던 전율은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그날 이후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었다」며 「택시 기사님들이 택시비도 안 받을 정도였다」고 당시 전국구 스타가 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의 이 한 방은 한국 야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으며, 은퇴 후 한화 이글스 감독 등을 역임하며 꾸준히 야구계에 헌신했다.

잠실야구장은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홈구장으로 44년간 5천 경기 이상, 수천만 명의 관중과 함께했다. 한대화 전 감독이 '내 인생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장소'라 표현했듯이, 이곳은 수많은 선수와 팬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집단 기억의 공간이다. 김선진, 심정수, 나지완 등 역대 수많은 스타들의 명승부가 잠실 그라운드를 수놓았고, 팬들은 그 순간들을 함께 호흡하며 열광했다. 「지금의 잠실야구장을 존치하고 역사의 한 자락으로 남겨두길 간절히 바란다」는 한 전 감독의 염원은 많은 야구 팬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물리적으로 사라질 잠실야구장이지만, '8회의 기적'을 비롯한 수많은 명승부들은 한국 야구 팬들의 마음속에 영원한 노스탤지어로 남을 것이다. 동대문 야구장 철거 때의 아쉬움처럼,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공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성찰과 함께 미래 세대를 위한 보존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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