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16강전에서 대한민국 바둑이 24강전의 뼈아픈 참패를 딛고 4명의 8강 진출자를 배출하며 자존심을 완벽하게 회복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전북 전주에서 열린 이날 16강전은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한국 랭킹 1위 「괴물」 신진서 9단은 중국 리웨이칭 9단을 147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제압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디펜딩 챔피언 신민준 9단 역시 일본의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을 150수 백 불계승으로 꺾고 무난히 8강에 안착, 대회 2연패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탄탄한 기량을 자랑하는 변상일 9단도 일본의 강자 이야마 유타 9단을 188수 백 불계승으로 누르며 한국 바둑의 위상을 드높였다. 특히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한국 랭킹 25위 박하민 9단이 중국의 리쉬안하오 9단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생애 첫 세계대회 8강 진출이라는 빛나는 쾌거를 달성, 바둑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앞서 24강전에서 한국 기사 9명 중 단 1명만이 승리하며 「참패」라는 뼈아픈 오명을 썼던 한국 바둑은 이번 16강전에서 무려 4명의 기사를 8강에 올리며 보기 좋게 설욕에 성공, 가슴 속에 응어리졌던 아쉬움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한국 랭킹 2위 박정환 9단이 중국 랭킹 1위 딩하오 9단과의 맞대결에서 159수 백 불계패로 아쉽게 무릎을 꿇으며 다음 라운드 진출이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박정환 9단의 탈락은 많은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으나, 동시에 더 뜨거운 8강전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제 전 세계 바둑 팬들의 시선은 내일(11일) 전북 전주에서 펼쳐질 LG배 8강전에 쏠리고 있다. 한·중 바둑의 최고 기사들이 격돌하는 4대4 매치로 진행될 8강전은 우승상금 3억 원과 준우승 상금 1억 원이라는 막대한 상금이 걸린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전 세계 바둑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한국 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중국 랭킹 1위 딩하오 9단」의 꿈의 빅매치가 성사돼 바둑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신진서 9단은 딩하오 9단과의 역대 상대 전적에서 12승 4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어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외에도 디펜딩 챔피언 신민준 9단은 중국의 구쯔하오 9단과, 변상일 9단은 양카이원 9단과 진검승부를 펼친다. 그리고 이번 대회 최고의 이변을 연출한 「신데렐라」 박하민 9단은 중국의 신성 왕싱하오 9단과 맞붙으며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예고하고 있다.
내일 펼쳐질 한·중 4대4 8강전은 제31회 LG배 우승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 바둑은 이번 대회를 통해 LG배 4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뼈아픈 24강 참패를 딛고 「불굴의 투혼」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한국 바둑이 8강전에서 어떤 명승부를 펼칠지, 그리고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바둑 팬들에게 또 어떤 감동과 전율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민국 바둑 영웅들이 과연 3억 원의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 내일의 한 수 한 수가 세계 바둑사에 어떤 역사를 기록할지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