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바파나 바파나' 남아공 축구 대표팀이 6월 11일(현지시각), 대망의 멕시코와의 개막전에서 0대2 완패와 믿을 수 없는 2명 퇴장이라는 '악몽' 같은 시작을 알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모제스 마비다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도 불구하고, 남아공 대표팀은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후반전, 걷잡을 수 없는 선수들의 연이은 퇴장은 팀의 전력을 급격히 약화시키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멕시코에 승리를 헌납하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쓰디쓴 패배로 장식한 남아공은 고개를 숙였다. 현지 언론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남아공 유력지 '데일리 선'의 존티 마크 기자는 「이것은 처참한 시작이다. 우리의 자존심이 무너졌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다수의 매체들은 「통탄할 패배」, 「스스로 초래한 혼란」 등의 날카로운 헤드라인으로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월드컵을 향한 16년간의 기다림이 단 한 경기 만에 좌절감으로 변해버린 순간이었다.
휴고 브로스 감독의 경기 운영과 전술은 현지 언론의 맹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멍청한 전술'이라는 혹평까지 나오며 경기 전반에 걸친 그의 지휘력에 대한 의문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특히 브로스 감독은 공교롭게도 과거 1986년 월드컵에서 벨기에 대표팀을 이끌고 멕시코를 상대하며 쓰라린 패배를 경험한 바 있어, 멕시코와의 '악연'이 이번에도 기어이 반복되었다는 점에서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그의 지휘 아래 16년 만에 어렵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남아공은 개막전 참패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히며 시작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바파나 바파나'의 32강 진출 희망이 첫 경기 만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은 '순조로운 출발'을 알리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6월 12일(현지시각) 체코와의 치열한 경기에서 K리그 스타들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2대1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월드컵을 향한 붉은 악마의 열정이 뜨겁게 타오르는 순간이었다. 반면 남아공은 개막전 참패에 더해 2명 퇴장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리며 팀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승리의 환호성을 터뜨린 한국팀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로써 남아공은 남은 두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벼랑 끝 상황에 내몰렸다.
32강 진출이라는 숙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은 조별리그 경기에서 기적과 같은 반전이 절실하다. 남아공은 앞으로 체코와 대한민국의 견고한 벽을 넘어야만 한다. 특히 3차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과 맞붙게 될 예정이어서, 남아공 입장에서는 이 경기가 조별리그 통과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선수들에게 뼈아픈 패배를 잊고 「더 많은 용기와 평정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비록 개막전은 최악이었지만, 아직 브로스 감독의 '작전이 완전히 실패로 끝나지 않았음'에 대한 일말의 희망과 기대도 함께 전하고 있다. 그러나 K리그 스타들을 중심으로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남아공으로서는 마지막까지 모든 전력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3차전 격돌에 벌써부터 국내외 축구팬들의 관심과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과연 '바파나 바파나'는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