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5 (수)

프로야구장, 열정 뒤 '쓰레기 폭탄'...KBO 외면 논란

김미나 기자

전국 프로야구장 식음료 매장 351곳 중 단 한 곳만이 다회용기를 사용한다는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나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야구팬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 뒤 쌓이는 '쓰레기 산' 문제를 외면한다는 환경운동연합의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실 앞에서 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9개 프로야구장 내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고발하며 심각한 환경 오염 문제에 경종을 울렸다. 수년간 지속되어 온 야구장 내 일회용품 남용 문제가 이제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환경운동연합이 공개한 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전국 9개 프로야구장 내 351개 식음료 매장 중 무려 349개 매장이 일회용품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다회용기만 사용하는 친환경 매장은 단 1곳에 불과해, 야구팬들의 열띤 함성만큼이나 상상을 초월하는 일회용품 쓰레기 더미가 쌓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비단 컵이나 음식 용기에 국한되지 않았다. 식음료를 소비하고 정리하는 과정 전반에서 일회용품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그릇, 소스 통은 물론 숟가락, 젓가락, 포크 등 모든 식기류가 일회용품으로 제공되며, 사실상 야구장 내 모든 식음료 소비가 쓰레기 발생으로 직결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프로야구장, 열정 뒤 '쓰레기 폭탄'...KBO 외면 논란
[사진=연합뉴스]

특히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구장 매장의 다회용기 사용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돼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 큰 문제는 롯데와 삼성의 홈 경기장에는 다회용기 시스템 자체를 아예 도입조차 하지 않아 팬들의 높아진 환경 의식 수준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환경운동연합은 전국 구장에 재활용품 수거함은 있으나, 종이·비닐·투명 페트병·음식물 잔반을 세분화해 배출하는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분리수거의 효율성은 떨어지고,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쓰레기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운동연합은 KBO에 폐기물 감축 목표 수립 및 발생량·재활용률 등 데이터 투명 공개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려 했다. 하지만 KBO는 이를 수령조차 거부하며 '외면'으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KBO의 이러한 소극적인 대응은 야구팬들의 실망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경운동연합은 KBO가 더 이상 야구장 내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팬들의 높아진 환경 의식 수준에 발맞춰 폐기물 감축 목표 수립 및 데이터 투명 공개 등 적극적인 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환경 야구 문화 조성은 이제 한국 프로야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KBO는 그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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