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만큼 축구도 모른다』는 비아냥이 터져 나왔다.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경험한 독일에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대단한 경기였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오히려 총리에 대한 여론의 거센 비난으로 역풍을 맞으며 독일 사회가 격랑에 휩싸였다.
2026년 6월 29일(현지시간), 독일 축구대표팀은 FIFA 랭킹 41위의 파라과이에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FIFA 랭킹 10위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독일의 처참한 성적에 팬들의 실망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바로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대단한 경기였다」는 짧은 글을 올리며 대표팀을 위로했다. 하지만 이는 기름에 불을 붙인 격이 됐다. 해당 게시물은 10시간여 만에 1만 개가 넘는 비난 댓글이 폭주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시민들은 총리의 발언이 독일 대표팀의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실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야당 역시 날카로운 일침을 가했다. 마리아그네스 슈트라크치머만 유럽의회 의원은 『경기와 이 분석 중 어느 게 더 형편없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으며, 또 다른 야당 의원은 『대표팀은 마치 연방정부처럼 경기한다』며 축구 부진을 총리의 무능과 연결시키며 정치적 공세까지 펼쳤다.
실제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취임 1년여 만에 지지율이 급락하며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적 실망감이 극에 달한 축구 참사에 대한 안일한 발언은 그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독일 대표팀은 2014년 월드컵 우승 이후 2018년, 2022년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32강 탈락이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명문 축구 강국의 위상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마흔 살 노장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기용한 것을 비롯한 선수 기용 논란에 휩싸였으며, 32강 탈락 직후 「사퇴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팬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정치 지도자의 실언과 축구팀 감독의 불통이 맞물리며 독일 사회 전반에는 『샤덴프로이데(남의 불행을 즐기는 마음)가 번지고 있다』는 AP통신의 논평처럼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총리는 30일 추가 게시물을 올리며 상황 수습에 나섰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축구팀의 부진과 총리의 인기 하락이 맞물리며 독일 사회 전반에 깊어진 '샤덴프로이데' 현상은 앞으로도 독일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나겔스만 감독의 거취 논란 속에서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 등이 차기 감독 물망에 오르며 축구계는 격동의 시기를 예고하고 있다. 정치와 축구 양면에서 독일이 직면한 불확실한 미래와 총체적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