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프로축구팀 트락토르 SC가 중동 전쟁 여파로 적대국으로 간주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입국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경기에 참가한다. 당초 이란 정부는 적대국 개최 스포츠 행사 참가 금지령을 내렸으나, 선수단은 육로와 항공편을 통해 사우디에 도착했다.
이란 프로축구팀 트락토르 SC가 중동 전쟁의 여파로 인해 적대국으로 간주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입국해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경기에 출전한다. AP 통신은 14일(한국시간) 트락토르 SC가 사우디 제다에 도착해 ACLE 16강 경기에 참가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락토르는 이날 오후 11시 45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샤바브 알아흘리와 맞붙는다.
▲ 이란 팀, 중동 정세 불안 속 사우디 입국 결정
ACLE 16강전은 당초 지난달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AFC가 서아시아 지역에서 개최 예정이던 클럽 대항전 일정을 연기하면서 변경되었다. 이후 AFC는 연기된 경기들을 중립 지역에서 단판 승부로 치르기로 결정했으며, ACLE는 16강부터 결승까지의 경기를 이달 13일부터 사우디 제다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스포츠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 ACLE 16강전 단판 승부 개최 배경
하지만 이러한 일정 변경은 이란 정부의 새로운 방침과 충돌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적대국으로 간주하거나 이란 선수 및 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국가에 대표팀, 클럽팀이 방문하는 것을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성명에는 트락토르가 출전하는 ACLE 경기가 명시적으로 언급되었으며, 이는 팀의 사우디행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사우디는 미국의 동맹국으로,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사우디에 보복 공격을 감행하기도 하는 등 양국 간의 관계는 극도로 경색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 참가가 불투명했던 트락토르 선수단은 결국 사우디 땅을 밟는 결정을 내렸다. 사우디 입국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AP 통신에 따르면 트락토르 선수단은 연고지인 이란 북서부 타브리즈에서 먼저 육로로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사우디로 향하는 복잡한 여정을 거쳤다. 이는 이란 정부의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팀이 경기에 참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시사한다. 전쟁으로 인해 이란 리그가 중단되면서 트락토르는 2월 28일 이후 공식 경기를 치르지 못했으며, 이는 경기력 유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무함마드 라비에이 트락토르 감독은 경기 하루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기를 앞둔 우리 상황은 복잡하며, 우리에게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현재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우리 목표다. 최근 우리가 직면한 큰 어려움에도 모두가 우리의 높은 수준을 보게 될 것"이라며 선수단의 투지를 북돋았다.
한편, 이번 ACLE 경기 참가 결정은 오는 6월부터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미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이란이 참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과도 맞물린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G조에 속한 이란은 모든 조별리그 경기를 미국에서 치르게 되어 있다. ACLE 경기의 사우디 참가 여부가 향후 이란의 월드컵 참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