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최정상 K팝 아티스트들이 신보 홍보를 위해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협력하며 K팝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비록 국내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전략적 제휴는 미국 빌보드 차트 등 해외 주요 음악 시장 공략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를 필두로 한 K팝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최근 잇따라 컴백하며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협력, K팝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가요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지난 4월, 5집 '아리랑'의 미국 첫 무대로 뉴욕 맨해튼에서 '스포티파이 X BTS : 스윔사이드'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멤버들의 완전체 컴백을 기념하는 자리로, 스포티파이가 선정한 팬 1천여 명 앞에서 타이틀곡 '스윔' 등 신곡 무대를 선보였다.
▲ 글로벌 플랫폼과의 전략적 협업
블랙핑크 역시 지난 2월 새 미니앨범 '데드라인' 발매와 함께 스포티파이와 협력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청음회를 포함한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했다. 한국 전통문화의 상징인 국립중앙박물관이 블랙핑크를 상징하는 분홍빛으로 물들었던 현장은 K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박물관 내 유물에 QR 코드를 삽입하여 스포티파이를 통해 멤버들의 음성 해설을 들을 수 있도록 한 시도는 K팝과 문화유산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음악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 부문에서 5.2%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의 직접적인 점유율보다는 낮은 수치이지만, 가요계에서는 두 거대 스타들이 수년간의 공백을 깨는 신보 홍보를 위해 스포티파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단순 점유율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021년 2월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스포티파이가 5년 만에 K팝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K팝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K팝 컴백 성공의 새로운 변수, 스트리밍 파워
한준혁 스포티파이 코리아 뮤직부문 총괄은 "오늘날의 K팝은 글로벌 대중문화를 이끌며 전 세계 팬들과 연결되는 장르다. 아티스트도 컴백과 동시에 글로벌 팬들에게 즉각 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스포티파이는 180개 이상의 시장에서 서비스되고 있어 음악이 공개되는 순간부터 전 세계 팬들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K팝이 미국, 영국 등 서구권 주류 음악 시장을 겨냥하면서 빌보드나 오피셜 차트 공략을 위한 스포티파이와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빌보드의 '핫 100' 차트 반영 기준이 주간 유효 다운로드 횟수를 1건으로 축소하고, 올해부터 K팝 가수에게 유리하다고 평가되던 유튜브 데이터마저 제외되면서 스트리밍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K팝 팬들과 기획사들은 이제 국내 음원 차트 외에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 글로벌'(글포티) 및 '데일리 톱 송 미국'(미포티) 차트를 주목하며 K팝의 글로벌 인기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는 "미국 빌보드 차트 집계 시 스포티파이의 비중이 상당하며, 유튜브 데이터 제외 이후 스포티파이가 K팝이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주요 채널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K팝 가수들의 최종 목표는 빌보드 차트이며, 앨범 발매 및 뮤직비디오 공개 시점 모두 이를 고려해 정해진다. 미국이나 유럽 시장은 실물 음반보다 스트리밍이 중요할 수밖에 없으며, '핫 100'에 반영되는 에어 플레이(라디오 방송 점수)는 한국에서 뚫기 어렵다는 점도 한몫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하이브는 지난 3월 스포티파이에 K팝 콘텐츠를 선보이는 비디오 팟캐스트를 개설했으며, 에스파, 스트레이 키즈, 실리카겔 등 다수의 아티스트 또한 스포티파이와 협력하여 팝업 스토어 및 공연 등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 국내 플랫폼의 위기감 고조
한준혁 총괄은 "스포티파이는 단순히 음악 감상 플랫폼을 넘어 팬과 아티스트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앱 내 참여형 경험, 콘텐츠, 그리고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아티스트의 컴백 활동이 더욱 큰 글로벌 모멘텀을 얻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음원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매년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는 국내 플랫폼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공정한 음악산업 유통환경 조성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를 여실히 드러냈다.
한 전문가는 "한국은 MP3 시대를 선도적으로 이끈 나라이며, 초기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가 스포티파이보다 훨씬 빨랐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나 장기 전략이 부재했다"며 "그 결과, 한국 음악은 세계적으로 성공하고 있지만 정작 플랫폼은 해외 서비스에 의존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한국 음악은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지만, 한국에서 만든 플랫폼은 해외에서 사용되지 않거나 존재감이 미미하다"며 "국내 플랫폼이 국내 시장 안에서만 제한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가장 큰 취약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