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7 (수)
연예
HOT TOPICS#KStars#yna_ent

정지영 감독, 4·3사건 소재 '내 이름은' 제작 난관 극복 후기 공개

백지훈 기자
정지영 감독, 4·3사건 소재 '내 이름은' 제작 난관 극복 후기 공개
©KStars-yna

 

영화 '내 이름은'을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 40년 넘는 감독 인생 중 가장 고생한 작품이라고 회고했다.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는 투자 유치가 어려워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되었으며, 과거의 폭력이 세습되는 메커니즘을 담아내고자 했다.

40년 이상 한국 영화계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정지영 감독이 신작 '내 이름은' 개봉을 앞두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15일 개봉하는 '내 이름은'은 18세 소년 영옥(신우빈 분)과 그의 어머니 정순(염혜란 분)의 이야기를 그리며, 이름 대신 과거의 아픔을 묻고 싶어 하는 인물들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주 4·3사건의 비극이 드러나지만, 감독은 이를 직접적으로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한 시대의 아픔이 어떻게 개인의 삶에 스며들고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는지를 섬세하게 포착하고자 했다.

▲ 투자 난항 겪은 4·3사건 소재 영화 제작 과정

정지영 감독은 '내 이름은'이 감독으로서 경험한 제작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제주 4·3 평화재단 공모전에서 당선된 각본을 기반으로 했으나, 4·3사건이라는 민감한 소재 때문에 투자를 받기 어려웠던 현실을 토로했다. 결국 감독은 함세웅 신부, 백낙청 교수 등 각계 원로들로 제작추진위원회를 꾸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과 아쉬움이 남았다고 언급하며, 충분한 제작비가 확보되었다면 더욱 감동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여운을 남겼다.

▲ 폭력의 세습과 중첩된 죄의식이라는 주제 구현

감독은 '내 이름은'의 각본을 여러 차례 수정하며 '이름을 찾는 소년'이라는 기본 아이디어와 인물 구조를 다듬었고, 그 과정에서 제주 4·3사건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영화는 4·3사건을 정면으로 다루기보다, 사건이 공론화되기 시작한 1998년을 배경으로 아들과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우회적으로 접근한다. 특히 영옥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가 비중 있게 다뤄지며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의 폭력이 단순히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세습되고, 집단 폭력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발생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더 나아가 정지영 감독은 등장인물들을 단순히 피해자로만 규정하지 않았다. 폭력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로도 그려지는 인물들을 통해 실제 4·3사건 당시 복잡했던 관계와 상황을 반영하고자 했다. 감독은 "피해자지만 가해자 역할을 한 사람도 있고, 한 동네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이 사는 경우도 있었다"며,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중첩된 죄의식을 영화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국가 폭력의 희생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생존을 위해 행동해야 했던 이들의 복잡한 심리를 탐구하려는 시도였다.

영화 '내 이름은'은 정지영 감독의 작품 중 드물게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이기도 하다. 정순 역을 맡은 배우 염혜란은 전작 '소년들'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것을 계기로 이번 작품의 캐스팅으로 이어졌다. 정 감독은 염혜란 배우를 "한 시대를 주름잡을 천부적인 연기자"라고 칭찬하며, 한국 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거친 정순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고 평가했다. 여든에 가까운 나이에도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정 감독은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을 선보일 예정임을 밝혔다. 그는 다가올 미래에도 자신이 만들고 싶은 소재를 관객들이 계속 좋아해 줄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지만, 차기작을 준비하며 멈추지 않는 창작열을 보여주고 있다.

Copyrights © KPOPSTAR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골든' 신드롬, AMA 왕좌까지 점령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제치고 '올해의 노래' 등극

'골든' 신드롬, AMA 왕좌까지 점령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제치고 '올해의 노래' 등극

K컬처의 저력이 다시 한번 전 세계를 뒤흔들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간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Golden)'이 미국 AMA에서 '올해의 노래...

정일우, 데뷔 20주년 아시아 투어 포문… 항저우 팬미팅 성황리 마무리

정일우, 데뷔 20주년 아시아 투어 포문… 항저우 팬미팅 성황리 마무리

배우 정일우가 데뷔 20주년 아시아 투어 팬미팅 'STILL HERE'의 항저우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16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이번 팬미팅은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오랜 시간 정일우를 응원해 온 중국 팬들의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마련됐다.

라스베이거스의 별이 된 BTS, AMA '올해의 아티스트' 두 번째 왕좌 정조준

라스베이거스의 별이 된 BTS, AMA '올해의 아티스트' 두 번째 왕좌 정조준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시선이 다시 한번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21세기 팝 아이콘 방탄소년단(BTS)이 세계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 무...

'우서집'의 문장가이자 구국의 영웅, 문홍구 별세... 96년의 찬란한 대서사시를 마무리하다

'우서집'의 문장가이자 구국의 영웅, 문홍구 별세... 96년의 찬란한 대서사시를 마무리하다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펜과 총으로 관통했던 거인이 마지막 마침표를 찍었다. 한시집 '우서집'의 저자이자 한국전쟁 참전 유공자인 고(故) 문홍구 씨의 별세 소식에 문화계와 사회 각...

K-좀비의 진화, 전지현X연상호가 쓴 압도적 흥행 신화 '군체'

K-좀비의 진화, 전지현X연상호가 쓴 압도적 흥행 신화 '군체'

K좀비 장르의 거장 연상호 감독과 '시대의 아이콘' 배우 전지현이 만난 영화 '군체'가 대한민국 극장가를 집어삼켰다. 개봉과 동시에 무서운 기세로 관객을 끌어모으더니, 올해 개봉작...

크리스티안 문주, 다시 선 황금빛 정점…나홍진 ‘호프’가 남긴 뜨거운 전율

크리스티안 문주, 다시 선 황금빛 정점…나홍진 ‘호프’가 남긴 뜨거운 전율

전 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이 집중된 제79회 칸영화제가 화려한 막을 내렸다. 루마니아의 거장 크리스티안 문주가 다시 한번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칸의 총아임을 증명한 가운데, 나홍진...

렌즈 너머로 피어난 뜨거운 울림, 광주 고려인마을이 쏘아 올린 '공존의 미학'

렌즈 너머로 피어난 뜨거운 울림, 광주 고려인마을이 쏘아 올린 '공존의 미학'

낯선 땅이 아닌 '우리의 터전'을 바라보는 이방인의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빛나고 있다. 광주 고려인마을 주민들이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 지역사회와 깊은 교감을 나누며 문...

2026년 K팝 걸그룹 최초의 기록, 하츠투하츠 ‘루드!’가 쏘아 올린 1억 스트리밍의 전율

2026년 K팝 걸그룹 최초의 기록, 하츠투하츠 ‘루드!’가 쏘아 올린 1억 스트리밍의 전율

하츠투하츠(Hearts2Hearts)가 '루드!(RUDE!)'로 전 세계 리스너들의 심장을 다시 한번 저격했다. 올해 발매된 K팝 걸그룹 곡 중 최초로 스포티파이 1억 스트리밍을...

entertainment 연예

스포츠

Movie 영화

TV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