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새 사령탑으로 전주원(53) 감독이 선임됐다. 2012년부터 팀을 이끌며 '왕조'를 건설한 위성우 총감독의 뒤를 잇는 전 감독은 "위 감독님의 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부담감과 포부를 밝혔다. 선수 시절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명성을 떨쳤던 그는 이제 '감독 전주원'으로서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아산 우리은행의 차기 사령탑으로 전주원(53) 감독이 선임되었다. 2012년부터 팀을 지휘하며 정규리그 10회, 챔피언결정전 8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위성우 총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은행은 그동안 팀의 전성기를 함께 만들어 온 최고의 조력자였던 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는 위성우 총감독이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지도자에게 팀을 인계하는 결정으로 평가된다.
▲ '왕조' 계보 잇는 전주원 감독
전주원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위 감독님과 똑같이는 못 해도, 최대한 비슷하게는 하려고 노력해야죠"라며 신임 감독으로서의 부담감을 먼저 드러냈다. 그는 "아직은 부담감만 크고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구단이나 주변에서 많이 기대해주시는데, 부응하고자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위성우 총감독은 지난 2년여간 "나 너무 힘들어. 이제 안 할 거야"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고, 결국 구단 단장에게 직접 찾아가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위 총감독은 전 감독에게 "너도 이제 감독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전 감독은 "구단에서 결정하면 그때 생각하겠다"고 답했으나 현실이 되었다. 전 감독은 "위 감독님이 보통의 감독님이 아니시지 않나. 그분이 해놓은 것의 얼마만큼 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지만, 최대한 업적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우리은행의 업적이기도 하니까"라며 각오를 다졌다. 14년간 위 감독과 함께하며 농구를 보는 시각이나 화를 내는 포인트 등에서 닮은 점이 많이 생겼다고 밝힌 그는 "똑같이는 못 해도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선수 시절 '쫄보' 감독, 선수들에겐 '자신감' 심어줄 것
전주원 감독은 선수 시절 한국 여자농구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명성을 떨쳤다. 1990년대 실업 무대부터 2011년 신한은행에서 은퇴할 때까지 20년간 선수로 활약하며 어시스트 부문 1위를 놓치지 않았고, 지금도 여자농구 역사상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힌다. 2004년 임신으로 잠시 코트를 떠났다가 이듬해 복귀해서도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했으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쿠바를 상대로 올림픽 최초의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며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끄는 등 태극마크를 달고도 맹활약했다.
하지만 그는 선수 시절 자신을 "사실 저는 '쫄보'다. 얼굴에 티가 나지 않아 사람들은 몰랐겠지만, 선수 시절 몸을 풀 때 손이 떨릴 정도"였다고 고백하며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 감독은 "아직 제가 '컬러'를 논할 수는 없지만, 선수들이 저처럼 겁내지 않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도록 이끌고 싶다. 자기 기량을 코트에서 잘 펼쳐 보이면 좋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에게 "코치와 감독은 아무래도 다르니까 이제는 '감독 전주원'의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다. 믿고 따라와 달라"고 주문했다.
▲ 새 시즌, 여성 사령탑 증가는 이어질까
위성우 총감독이 마지막으로 이끈 2025-2026시즌 우리은행은 선수들의 줄부상 악재 속에서 4위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으나, 1위 팀인 청주 KB에게 3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일찍 마무리했다. 이제 팀 재정비부터 나서야 할 전 감독은 "멤버도 그렇고 아직 백지상태다. 부상 문제도 있고, 아시아 쿼터도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전지훈련 등 일정도 구단과 상의해서 잡아야 하고 할 일이 많다. 하나씩 빨리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전 감독의 선임으로 다음 시즌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 중 절반인 3개 팀의 사령탑이 여성으로 채워지게 되었다. 이는 전례 없는 일이다. 선수 시절 후배였던 박정은(49) 부산 BNK 감독, 최윤아(40) 신한은행 감독과 이제는 상대 사령탑으로 만나게 된 전 감독은 "'경쟁자'라고 하기엔 저는 초보다. 신고식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웃었다. 그는 "저희가 잘해야 후배들이 좋은 길을 갈 수 있으니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끄는 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