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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부재, 고위공직자·사회 현상 보도의 본질 왜곡

한유진 기자
'정의'의 부재, 고위공직자·사회 현상 보도의 본질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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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상과 인물을 제대로 '정의(定義)'하는 것은 핵심 정보 전달의 근간이 된다. 제주 4·3 사건처럼 명확한 정의를 통해 비로소 사건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언론 보도에서도 이러한 정의 작업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며, 특히 짧은 분량의 기사일수록 정의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사회 구성원과 현상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정확한 이해와 신뢰 구축의 필수 요소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프로필 보도에서 이러한 정의는 더욱 중요하게 작용해야 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많은 고위공직자 관련 보도에서 '두주불사', '장악력', '원만한 성품', '합리적 성격'과 같은 표현이 등장하지만, 이들이 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는지, 해당 인물을 제대로 정의하는 정보인지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진정으로 필요한 정보는 인물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을 넘어, 그가 특정 자리에 있을 때 당대의 핵심 사건, 정책, 법률, 제도와 관련하여 어떤 선택과 판단, 결정을 내렸는지, 그리고 주요 역사 및 사회 현안에 대해 어떤 식견과 정견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만이 시민들에게 유익하고 정확한 판단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 인물 정의의 필요성과 한계

단순히 긍정적인 수식어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인물이 걸어온 길과 그 선택의 결과물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정의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정책 결정 과정에서 나타난 이해관계 조정 능력, 위기 상황에서의 리더십 발휘 사례, 또는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정책 결정에 미친 영향 등을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는 독자들이 해당 인물의 능력과 성향을 다각도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보도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깊이 있는 정의 작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며, 때로는 민감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 사건 정의 사례: 제주 4·3 사건

'정의(定義)'라는 단어는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해서도 똑같이 중요하게 적용된다. 제주 4·3 사건은 명확한 정의가 사건의 본질을 규명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과정을 거쳐 도출된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는 사건을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 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단독선거)·단정(단독정부)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 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 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정의한다. 이처럼 구체적인 시점, 원인, 행위자, 결과 등을 명시하는 정의는 사건의 복잡성을 해소하고 명확한 이해를 돕는다.

▲ 정의를 통한 보도의 신뢰도 향상

때로는 짧게는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또는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남로당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요약될 수 있다. 제주 4·3 사건 관련 영화 '내 이름은'이 개봉하는 등 사건을 재조명하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정확하고 명료한 정의는 대중의 올바른 역사 인식 형성에 기여한다. 언론 보도 역시 이러한 정의 작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곁가지적인 내용에만 머물거나 본질을 놓치는 보도가 만연한 상황에서, '정의'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는 보도의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길이다. 글의 분량이 짧을수록 정의의 역할은 더욱 커지며, 이는 독자들이 사건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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