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32)이 자신의 두 번째 6주 계약 마지막 날이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도 롯데 자이언츠 타선을 상대로 6이닝 10탈삼진 비자책 1실점의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재계약 불확실성을 실력으로 날려버렸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벤자민은 마운드 위에서 ‘쇼타임’을 펼쳤다. 6회까지 단 90구만을 던지며 롯데 타선을 꽁꽁 묶은 그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허공에 갈랐다. 매 이닝 삼진을 잡아내는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으로 10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단 3피안타만 허용하는 완벽투였다.
그러나 이날 마운드에 선 벤자민의 어깨에는 단순한 승패 이상의 중압감이 실려 있었다. 오늘은 그의 두 번째 6주 단기 계약이 만료되는 날이었다. 4월 초 크리스 플렉센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벤자민은 플렉센의 회복이 더뎌지자 한 차례 6주 연장 계약을 맺었지만, 오늘 경기 전까지 구단과의 정식 계약에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2022년 kt wiz에 입단해 2024년까지 KBO리그에서 활약한 후 2025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너리그로 잠시 떠났던 그는, 2026년 대체 선수로 극적인 KBO리그 복귀를 알리며 두산의 핵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불확실한 미래에도 벤자민은 흔들림 없는 프로 정신을 과시했다. 특히 그는 롯데 자이언츠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롯데전 통산 7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하며 '롯데 킬러'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아쉬움은 6회초에 찾아왔다. 유격수 박찬호의 1루 악송구로 주자를 내보낸 뒤, 이어진 고승민, 빅터 레이예스의 연속 안타로 비자책 1실점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 완벽한 투구를 펼쳤음에도 타선 지원 부족과 야수 실책으로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겼다.
자신의 계약 마지막 날, 마치 운명을 개척하듯 마운드 위에서 불꽃같은 투혼을 불태운 웨스 벤자민. 이날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두산 구단과의 정식 계약 협상 테이블에서 그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쇼타임' 벤자민이 두산 베어스의 푸른 유니폼을 계속 입고 팬들 앞에 설 수 있을지, 그의 행보에 KBO리그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