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롯데 자이언츠의 연장 10회 극적인 승리 뒤에는 주전 선수의 '예비군 훈련'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열어준 기회를 붙잡고 2타점 결승타를 터뜨린 20세 백업 포수 박재엽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숨어있다.
어제(1일) 사직구장은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연장 10회까지 가는 숨 막히는 혈투 끝에 롯데 자이언츠가 짜릿한 진땀승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승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 모두의 시선은 낯선 얼굴의 20세 백업 포수 박재엽에게로 향했다. 2025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사실 주전 포수 손성빈의 '예비군 훈련'으로 인한 1군 말소 덕분에 특별 엔트리로 전격 콜업된 상황. '예비군'이 만든 우연한 빈자리는 스무 살 신인에게는 꿈같은 1군 무대 데뷔이자, 인생을 바꿀 절호의 기회로 다가왔다.
경기는 2-2 동점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며 연장 10회초에 돌입했다. 2사 1, 2루, 한 점이라도 더 달아나야 하는 절체절명의 찬스. 롯데 벤치는 모두를 놀라게 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보통이라면 9번 타순에 위치했을 박재엽에게 무려 3번 타순이라는 중책을 맡긴 것이다. 더구나 마운드에는 두산의 베테랑 투수 이영하가 버티고 있었다. 심장이 멎을 듯한 긴장감 속에서 박재엽은 타석에 들어섰고, 이영하의 낮게 깔리는 공을 툭 갖다 댔다. 힘껏 휘둘렀지만 정타가 아닌 빗맞은 타구. 그러나 그 타구는 1, 2루수 사이를 절묘하게 꿰뚫는 '바가지 안타'가 되어 굴러갔다. 그 순간, 2루 주자와 1루 주자가 쏜살같이 홈을 향해 내달렸고, 롯데는 순식간에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았다. 2타점 결승타, 박재엽의 방망이 끝에서 터진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생애 첫 1군 경기, 그것도 연장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박재엽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1루를 향했다. 경기가 끝난 후 그는 「타구가 뜨는 것을 보고 야수가 잡지 못하는 걸 확인하는 순간 너무나 기뻤다」며 당시의 순수하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그대로 전했다. 경기 승리 후 펼쳐진 물벼락 세리머니에서는 KBO리그 첫 승리 투수가 된 아시아 쿼터 투수 이이무라 쇼타가 주인공이 되었다. 하지만 박재엽은 '혹시 나에게도 물벼락이 쏟아질까' 잠시 즐거운 긴장감에 휩싸이기도 했다는 귀여운 에피소드를 덧붙여 주위를 미소 짓게 했다.
사실 박재엽은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손목 부상으로 재활군에 머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어렵게 1군에 합류했지만 아직 수비적인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그는 현재도 매 경기 5회가 끝나면 불펜으로 이동해 투수들의 공을 받으며 실전 감각을 익히는 등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이번 결승타에도 들뜨지 않고 냉철하게 자신을 평가했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무실점으로 막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타석에서도 정타가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박재엽은 씩씩한 각오를 다졌다. 「다시 2군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줘서 빨리 1군에 올라와 백업 포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싶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단단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내 그의 눈빛은 '부산 사나이'다운 뜨거운 열망으로 빛났다. 그는 「언젠가는 내 손으로 직접 롯데의 가을야구를 이끌고 싶다」며 원대한 포부를 밝혀 롯데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렸다.
비록 이번 극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박재엽이 다시 2군으로 내려가 수비 훈련에 매진할 가능성은 크다. 하지만 20세 백업 포수가 1군 무대에서 만들어낸 이번 한 편의 드라마는 그의 잠재력을 KBO리그와 팬들에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예비군'이 만든 우연한 기회를 자신의 인생 역전 결승타로 붙잡은 박재엽의 이야기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단순한 한 경기 승리 이상의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그의 손으로 직접 롯데의 가을야구를 이끌겠다는 꿈이 현실이 될 그 날까지, 박재엽의 눈부신 성장을 KSTARS가 함께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