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기준은 시간과 함께 변하고, 시대를 대표하는 미인도 계속해서 달라진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을 선정하면 그 안에 언제나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배우 김태희다.
김태희는 말 그대로 한국 대표 미인이다. 성형외과 의사들이 한국에서 가장 완벽한 외모를 지닌 미인으로 의견을 모았고, 수많은 설문에서 '미모'로 당당히 1등을 차지한 장본인이다.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김태희의 미모는 세계 전역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일본의 어느 스태프는 김태희를 보고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보티첼리의 그림 '비너스의 탄생'을 떠올리게 하는 천사 같은 이미지가 있다고 증언했다. 어느날 갑자기 CF 를 통해 혜성처럼 나타난 김태희는 많은 이들에게 완벽한 미의 존재로 다가왔다. 거기에 서울대학교라는 국내 최고의 학벌까지 작용해 그녀는 단숨에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다 가진 여성의 아이콘이 됐지만, 딱 떨어지게 수려한 외모는 오히려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연기를 정식으로 배우지 않고 스타가 된 김태희는 연기력 비판의 중심에 서게됐다. 시청자들은 그녀가 가슴이 아닌 얼굴로 작품속에 등장한다고 평했다. 그렇게 김태희는 얼굴만 예쁜 여배우, 또는 CF 스타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2002년 시트콤 [레츠 고]로 데뷔한 그녀는 2003년 방영된 SBS [천국의 계단]에서 악녀연기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주연을 맡은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도 실제 엘리트 여성인 그녀가 연기한 캐릭터와 동일시 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평범한 우등생으로 살다 몇 년 사이 갑자기 연예계의 별이 된 김태희는 [천국의 계단] 촬영 당시에는 '실제 악녀라면 이렇게 하진 않을텐데'라는 생각을 했고,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는 테크닉적인 면의 여유가 없어 스스로 창피해했다고 한다.
김태희는 이후 영화 [중천], [싸움]등을 통해 조금씩 연기의 기반을 다졌지만 흥행실패와 함께 혹평을 피해갈 수 없었다.
데뷔 시절부터 그녀를 옥죄어온 '신비하고 완벽한' 캐릭터를 넘어 그녀를 달라지게 한 작품은 KBS [아이리스]였다. 그녀는 이 작품으로 연기 호평을 받으며 우수연기상을 수상한다. 또한 스스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기억할 정도로 [아이리스]는 김태희 연기 인생에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30대에 들어선 김태희는 [장옥정, 사랑에 살다] 출연 계기를 밝히며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니고 연기가 무르익어 절정을 넘어서야 하는데 나는 연기 절정기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에 대한 부담과 욕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정확히 어느 지점에 왔다는 건 잘 모르겠다. 발전하고 싶고 더 무르익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결국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데뷔 13년차인 김태희의 연기력에 여전히 의문을 던져준 드라마로 종영됐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애정과 열정까지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김태희의 서울대 선배이자 연기자 대 선배인 이순재는 "CF로 엄청난 돈을 벌었기에 작품이 끝나면 어디로든 놀러 다닐 법도 한데 교수에게 찾아가 연기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면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칭찬했다.
또한 [장옥정, 사랑에 살다] 종영 이후 일부 시청자의 긍정적인 평가에 김태희는 "매우 감사하다"며 "촬영이 정말 힘들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기뻤다. 열심히, 또 진정성 있게 연기하면 결국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러한 지금까지의 종적들을 들춰 볼 때 배우 김태희는 타고난 연기력을 갖추지는 못했을 지언정, 모든 일에 성의를 다하는 노력만큼은 타고난 것 같다. 그렇기에 이처럼 조금씩 발전한 부분이 돋보이는 것이다. 연기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김태희에 열광하는 이유는 결국 이 지점에 있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