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이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전주원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위성우 전 감독의 '왕조'를 계승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선수 시절 '최고 포인트가드'로서의 경험과 코치로서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산 우리은행의 여자농구 사령탑에 전주원(53) 감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2012년부터 팀을 이끌며 정규리그 10회, 챔피언결정전 8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린 위성우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나 총감독직을 맡으면서, 우리은행은 위 감독 체제의 핵심 조력자였던 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전 감독은 15일 연합뉴스 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은 부담감만 크고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구단과 주변의 기대를 부응하기 위해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 위성우 총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전주원 감독
전 감독은 위성우 총감독과 14년을 함께하며 우리은행의 '왕조'를 일궈낸 핵심 인물이었다. 위 감독이 2012년 우리은행에 부임했을 때 코치로 합류하여 팀의 전성기를 함께 만들어왔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전 감독은 위 감독이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전 감독은 위 감독이 "지난 2년 정도 입버릇처럼 '나 너무 힘들어. 이제 안 할 거야'라고 말해왔다"며, 이번 사임 결정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위 감독님이 이번엔 정말 단장님을 찾아가 얘기를 하셨다. 그러면서 제게도 '너도 이제 감독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셨고, '구단에서 결정하면 그때 생각하겠다'고 답했었는데, 이제 현실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엄청나게 부담이 된다"고 거듭 강조한 전 감독은 "위 감독님이 보통의 감독님이 아니시지 않나. 그분이 해놓은 것의 얼마만큼 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업적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우리은행의 업적이기도 하니까"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위 감독이 자신에게 "큰 나무가 돼 지켜주셔서 잘 배웠다. 감사하다"고 진심을 표하며, "14년을 함께 하다 보니 농구를 볼 때 화내는 포인트라든가 감독님과 닮은 구석이 많이 생겼다. 똑같이는 못 해도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2021년 도쿄 올림픽 여자농구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며 이미 '준비된 프로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선보인 바 있다.
▲ '쫄보' 선수 시절과 '자신감 있는' 지도자의 꿈
선수 시절 전주원 감독은 한국 여자농구 역사상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힌다. 1990년대 실업 무대부터 2011년 신한은행에서 은퇴할 때까지 20년을 뛰며 어시스트 부문 1위를 도맡았으며, 2004년 임신으로 잠시 코트를 떠났다가 이듬해 복귀해서도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쿠바를 상대로 올림픽 최초의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며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끄는 등 태극마크를 달고도 맹활약했다.
하지만 그는 선수 시절을 회상하며 "사실 저는 '쫄보'였다. 얼굴에 티가 나지 않아 사람들은 몰랐겠지만, 선수 시절 몸을 풀 때 손이 떨릴 정도였다"는 의외의 고백을 했다. 이제는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전 감독은 "아직 제가 '컬러'를 논할 수는 없지만, 선수들이 저처럼 겁내지 않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도록 이끌고 싶다. 자기 기량을 코트에서 잘 펼쳐 보이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선수들에게는 "코치와 감독은 아무래도 다르니까 이제는 '감독 전주원'의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다. 믿고 따라와 달라"고 당부했다.
2025-2026시즌, 위 감독이 마지막으로 이끈 우리은행은 선수들의 줄부상 악재 속에서 4위로 플레이오프 막차에 올랐으나 1위 팀 청주 KB에 3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일찍 마무리했다. 팀 재정비부터 나서야 할 전 감독의 마음은 이미 분주하다. 그는 "멤버도 그렇고 아직 백지상태다. 부상 문제도 있고, 아시아 쿼터도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전지훈련 등 일정도 구단과 상의해서 잡아야 하고 할 일이 많다. 하나씩 빨리 풀어나가겠다"고 계획을 설명했다.
전 감독의 가세로 다음 시즌 여자프로농구에는 6개 구단 중 절반인 3개 팀의 사령탑이 여성으로 채워지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선수 시절 후배였던 박정은(49) 부산 BNK 감독, 최윤아(40) 신한은행 감독과 이제는 상대 사령탑으로 만나게 된 전 감독은 "'경쟁자'라고 하기엔 저는 초보다. 신고식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웃었다. 그는 "저희가 잘해야 후배들이 좋은 길을 갈 수 있으니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끄는 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