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시작한 MBC TV 새 수목극 '그녀는 예뻤다'가 유쾌하고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주며 2회 만에 안방극장을 휘어잡았다.
아직은 '용팔이'에 밀려 시청률은 낮지만, 이미 한국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그녀는 예뻤다'가 단연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주인공 김혜진(황정음 분)은 과거에 예뻤다. 그러나 지금은 '저주받은 악성 곱슬머리'에 안면 홍조가 한껏 발현되면서 누구나의 눈에 '폭탄'으로 보이는 얼굴이다.
초등학교 시절 '전교에서 제일 예쁜데 집도 부자인데다 공부까지 잘하고'가 김혜진이라는 인물에 붙은 설명이다.
'재주는 또 왜 그렇게 많은지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쓰는 걸로도 모자라 성격마저 심하게 좋아 얄미워할 수조차 없는 애'라는 부연이 뒤따른다.
하지만 잘 살던 집안이 망하고, 먹고 사느라 스펙도 쌓지 못한 채 나이를 먹으면서 '당연히' 외모도, 실력도 가꾸지 못했다.
그런데 글쎄, 15년 전 헤어졌던 초등학교 시절 첫사랑 지성준(박서준)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심지어 과거에는 볼품 없는 뚱보였던 지성준은 이보다 근사할 수 없는 '훈남'이 됐다.
못생긴 외모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 앞에 나서지 못하고 '대역'을 내세우는 이야기는 '클래식'이다.
김혜진 역시 차마 지성준의 '환상'을 깨고 싶지 않아 자신의 절친이자 '9등신 미녀' 하리(고준희)에게 자신의 대타를 부탁한다.
이러한 설정은 흥미진진한 스릴을 안겨주며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지성준 앞에 나서지 못하는 김혜진의 상황은 애처롭고, 김혜진을 알아보기는 커녕 심하게 면박을 주고 벌레보듯 하는 지성준의 '한 치 앞도 모르는 경거망동'에 혀를 차게 되지만, 그 둘이 '본의 아니게' 계속해서 얽히면서 벌어지는 기막힌 상황들은 깔깔 웃게 만든다.
올초 MBC TV '킬미힐미'에서 7개의 다중인격 환자를 상대하며 주눅 들지 않는 맷집을 과시했던 황정음은 이번에는 자신이 주인공인 드라마에서 마음껏 연기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상대의 연기를 받아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왕년에 예뻤던 그녀'로서 극을 끌어가면서 매순간 기대 이상의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다.
'폭탄녀'로 분장한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은 물론이고, 짐 캐리 식의 과장된 슬랩스틱 코미디를 펼치는 데 있어 단 한순간도 주저함이 없는 황정음의 '혼신'을 다한 망가지는 연기는 시청자의 엔돌핀을 분출시킨다.
자신을 숨기고자 하는 강박관념에 바보 같은 짓을 이어가고, 그러다 점점 상황을 악화시키는 김혜진의 자충수 행진은 연기에 한껏 신이 난 황정음을 만나 화면을 장악한다.
'못난이'의 처절한 향연이 정성스럽게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