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국가에서 우수한 영화감독들이 속속 배출되고 디지털 영화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영향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일간지 LA 타임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문화면 특집기사를 통해 오는 28일 제8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앞두고 해가 갈수록 뛰어난 제3세계 영화들이 양산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할리우드 영화가 최근 다양성 결여라는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제3세계 영화들이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앞세워 할리우드 영화에 도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제3세계 영화들은 전쟁과 기아, 제국주의 등 리얼리즘에서부터 신의 섭리, 원주민들의 역경까지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아우르며 조명을 받고 있다.
제3세계 국가들이 수십여 년간 문화 제국주의의 '첨병'으로 경계해왔던 할리우드 영화를 극복하려는 시도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신문은 과거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 일색이었지만, 지금은 아시아와 남미 작품들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존슨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외국어영화 위원회 위원장은 "과거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영화 일색에서 최근에는 아시아·남미 영화들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남미 영화제작자들이 최근 놀라울 정도로 우수한 영화들을 만들고 있으며, 자국 내에서 영화제작 활동도 왕성하다"면서 "아시아·남미 영화들이 성장하고 있는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은 프랑스 영화 '무스탕', 덴마크 '어 워', 헝가리 '사울의 아들', 콜롬비아 '뱀의 포옹', 요르단 '디브, 사막의 소년' 등이다.
이 가운데 '디브, 사막의 소년'과 '뱀의 포옹', '사울의 아들' 등 3편이 제3세계 영화다. 특히 요르단 영화 '디브-사막의 소년'이 수상하면 아카데미 사상 최초의 아랍영화 수상작이 된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이 처음 제정된 것은 1956년이다. 당시만해도 출품작 대부분이 유럽 영화였다. 하지만, 아시아·남미 영화 출품이 늘면서 1986년에는 출품작이 32개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에는 모두 81개에 달한다.
이처럼 제3세계 영화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자란 우수한 자질을 갖춘 감독들과 보편화된 디지털 영화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남미 콜롬비아의 경우 1993년 자국 내에서 상영된 콜롬비아산 영화는 고작 2편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28편으로 늘어났다. 터키도 1990∼2007년 사이 매년 자국산 영화 제작 편수가 40편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134편으로 급증했다.
남미의 '오지'인 과테말라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두 번째 출품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 영화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것이다.
하지만 제3세계 영화감독들이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자란 '할리우드 키드'들이지만, 할리우드를 그대로 모방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게다가 제3세계 영화의 미학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활발한 상호 교류 작용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와 한국의 정창화 감독의 영화를 '오마주'(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한 것은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한편, 신문은 할리우드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쇠퇴할 것이라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증거는 신작 영화의 '테스트 마켓'인 한국과 일본, 인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자국 영화들이 박스오피스(극장 수입)의 60% 이상을 거둬들이고 있다.
또 최대 영화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의 정치적 긴장관계로 영화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할리우드 영화계로서는 숙제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